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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미 Aug 06. 2024

돌이야. 누나는 아직 널 못보내겠어.

너와 함께 했던 바다.


돌이야.


올해는 우리가 좋아했던 속초에 가지못했어.

거기 가면 너와 함께 걷던 해변에서  다시는 그런 행복한 시간을 가질수 없다는  자각에

누나는 또 무너질거 같아서….


너는 바다를 참 좋아했지.

강아지들은 물을 싫어한다던데

너는 목욕도 묵묵히 견디는 스타일이었지만

바다와 계곡물에는 스스럼 없이 뛰어들곤 했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너는 수영을 했어

그 순간이 누나는 얼마나 경이로왔는지 몰라.

너는 바다에서도 유연하게 턴을 그리며 헤엄치기도 했지.


바다에서 수영했던 너. 스스럼 없이 파도를 행해 갔지


처음부터 네가 바다를 좋아한 건 아니었어.

네가 두살 무렵 올해처럼 광장히 더웠던 어느날

더위를 피해 강릉에 갔을때가 네가 바다에 간게 처음이었을까…

짓궃게 바다물로 이끌던 형아에게 버티면서

어찌나 힘을 주었는지 그때까지도 여전히 아기처럼 붙어 있던 네 발가락 사이가

자연스럽에 벌어져 마침내 어른 강아지 발이 되었더랬지.


그랬던 네가 그 이듬해인가엔 형아를 따라 계곡물에 스스로 들어가더니

처음애는 서해에서 다음엔 동해에서도 바다를 보면

행복에 겨운 발걸음으로 파도를 향해 달려가곤했지.


바다가에서 행복해 하던  너. 그 표정을 잊을수가 없다.



누나는 거기서 너무너무 행복해하는 네가 보기가 좋아

덩달아 바다에 가는게 너무 좋았어.

너를 위해 기꺼이 함께 바다에 발을 적시는게 좋았어.


너는 해변에서 짖고 뛰고 걷고 헤엄치면서 함께 바닷바람을 쐬면서

파도소리에 귀기울이면서

그렇게 누나를 행복하게 해주었지.


너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바닷가를 함께 걷자고 눈짓하곤

파도를 향해 달려 가곤 했지.


모래에 찍히는 네 발자국이 너무 귀여워 누나는 너의 뒤를

끝없이 따라가고 싶기도 했단다.


그 바다가에 남긴 너의 발자국은 파도가 가져갔지만

여전히 누나 마음에는 네 발자국이 남아 있다.



그 바다에 남아 있던 너의 발자국



바다를 유영하다 해변을 딛고 올라오던

경쾌하던 너의 걸음걸이


물결을 헤치며 형아와 신나게 뛰어 다니던 너의 모습

파도소리와 대결하듯 짖던 너의 목소리.


우리는 해가 뜨는 동해를 함께 보았고

장엄하게 노을지던 서해바다에도 같이 있었지.



언제나 함께였다….



돌이야.

네가 없는 그 바다를 좋아할 수 있을까

누나의 모든 일상이 그러하듯

이제 바다도 슬픔으로 밖에 남지 알을거 같아…


미시령 터널을 지나 울산바위가 보이면

먼저 알고 차창을 열어 달라해서

깨끗한 속초의 산바람 바닷바람을 즐겼던 네 모습이 떠올라

그 길을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바다애 두고 온 우리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누나는

그리워하고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면서….


네가 너무 너무 보고 싶다.


돌이야…


202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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