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사진을 찍는가
어느 날, 두 마리의 토끼가 있었다. 하나는 동굴 밖에서 자유롭게 뛰놀았고, 다른 하나는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 살았다. 동굴 밖의 토끼는 푸른 풀밭을 누비며 맑은 공기와 따뜻한 햇살을 만끽했다. 동굴 밖 토끼는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무한한 자유를 누렸다.
반면, 동굴 속의 토끼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생활했다. 동굴 안 차가운 바닥과 벽에 갇혀 있었고, 동굴의 끝없는 어둠 속에서 홀로 지냈다. 하지만 한 가지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동굴 밖의 작은 틈새로 비치는 한 줄기 빛이었다. 그 빛은 마치 희망의 등불처럼 동굴 속 토끼를 비추며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하루는 두 토끼가 마주쳤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눈싸움을 시작했다. 동굴 밖의 토끼는 자신의 밝은 세상을 자랑하며, 동굴 속의 토끼를 비웃었다. "너는 어둠 속에 갇혀 있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잖아.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너는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동굴 속의 토끼는 흔들리지 않았다.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는 어둠 속에 있지만, 이 한 줄기 빛을 통해 밝은 세상을 꿈꾼다. 너는 밝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왜 그 밝음을 진정으로 느끼지 못하는 걸까?"
동굴 밖의 토끼는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았다. 항상 밝은 세상에서 살았지만, 그 밝음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면, 동굴 속의 토끼는 작은 빛을 통해 마음속에 큰 희망과 기쁨을 품고 있었다.
동굴 밖의 토끼는 깨달았다. 진정한 행복은 외적인 환경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동굴 밖의 토끼는 동굴 속의 토끼에게 다가가 말했다. "네가 이겼어. 너는 진정한 빛을 찾아냈어."
나는 사회복지사다. 매일 아침 복지관으로 출근하며 많은 생각에 잠겼다. 어제 만났던 어르신의 걱정스러운 얼굴, 오늘 만날 아이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각자의 아픔과 어려움 속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나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복지관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정신없이 바빠졌다. 어르신들과의 상담,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가족들을 위한 지원까지. 하루 8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도왔다. 하지만 그만큼 나의 마음도 지쳐갔다. 늘 누군가를 돌보며, 자신을 돌볼 시간조차 없었다.
어느 날, 나는 복지관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내가 하는 일이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내 노력이 이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 나의 마음은 무거웠고, 몸은 지쳐 있었다.
그때, 내가 자주 가던 작은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던 한 아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아이는 복지관에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였다. 아이는 빛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 오늘 프로그램 정말 재미있었어요. 덕분에 친구도 많이 사귀고, 용기도 생겼어요."
아이의 말에 나는 가슴 깊이 따뜻함을 느꼈다. 아이의 밝은 미소가 나에게 작은 희망의 빛처럼 다가왔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의 작은 노력이 누군가에게는 큰 희망이 되고, 작은 변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비록 하루 8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마주하지만, 그 속에서 작은 기쁨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다시 한번 힘을 내어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은 가치 있고, 내가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소진과 피로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로 다짐했다.
어느 사진가는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났다. 높은 산, 끝없는 바다, 드넓은 들판, 나는 카메라를 들고 세상 곳곳을 다니며 그 순간을 담았다. 그의 사진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많은 이들이 그의 작품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러나 어느 날, 사진가는 문득 생각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은 어디에 있는 걸까?' 그는 수많은 아름다운 장소를 여행했지만, 때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한 채 지나치곤 했다.
그날, 그는 카메라를 들고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갔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풍경이었지만, 그는 새삼스럽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는 풀잎, 평범한 듯 보이는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 그는 카메라를 통해 그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아름다움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특별한 장소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마음을 가질 때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사진을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선을 기르는 과정이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순간을 찾아내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나는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나에게는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그 순간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과 공유할 때마다 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아름다움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마음의 눈을 열고 세상을 바라볼 때, 어디서든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사회복지사이다. 매일 마주하는 이들의 삶은 힘들고 고단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누구보다도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나는 그들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이 바로 아름다운 세상임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진을 공부하게 되었다.
사진을 통해 나는 마을을 다시 보게 되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미소 짓는 얼굴들, 작은 꽃 한 송이에서 느껴지는 생명의 경이로움, 해 질 녘 하늘의 황홀한 색채들. 나는 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기적 같은 순간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사진 속에 담긴 이 작은 기적들을 사람들과 나누며,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 있는 이곳도 충분히 아름답다.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기쁨과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어느 날, 한 어르신이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당신의 사진을 보며, 처음으로 우리 동네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제 저는 이곳에서 사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를 깨달았다.
사진을 공부하며, 나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법을 배운 것이 아니다.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선을 얻었고, 그 시선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난한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을 아름답게 찍어주고, 우리 마을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며 낯선 마을을 여행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