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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멀끔 Aug 02. 2024

은수저를 위한 격문 3 : 은수저의 자격

그대는 은수저인가

제군들,

이전 편에서 호소한 은수저의 고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만, 아직도 스스로가 은수저에 해당하는지 안 하는지 모호한 제군들을 위해 특별 셀프 테스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단, 지금부터는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은수저 중심의 팩폭을 할 것이니, 마음을 단단히 먹길 바란다.

첫째,
제군들도 예상했다시피, 수저를 논한다면 거두절미하고 역시 돈이다.

겁먹을 것 없다 제군들.

드라이하게 접근한다면 금수저든 은수저든 흙수저든 존재와 가능성의 우열은 없다. 다만 있는 그대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시점에서 예상되는 미래 현금흐름과 자산에 대한 status를 체크하는 것이다.


단, 제군이 망했을 때.


우리는 수저를 논하고 있으므로 제군들의 능력과 열정은 충분히 인정한다만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또 은수저를 위한 격문이므로 편파적으로 은수저 중심으로 격려할 것이다.


테스트는 한 가지 질문으로 마친다.


지금 당장하고 있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면?


1) 금수저


그저 자아실현을 못하는 게 아쉬울 뿐, 크게 삶에 불편함이나 달라질 것은 없다.


- 너무 타이트한 조건인가? 이 정도는 돼줘야 금수저로 칭하기로 하자.


- 장모의 사둔의 팔촌의 재력을 말하면서 회사 안 다녀도 그만이라고 시종일관 떠들지만 악착같이 끝까지 어느 회사든 붙어있을 제군은 알아서 금수저 라인에서 나오길 바란다.


- 직계재산만 인정한다. 장모의 사둔의 팔촌 재산 제군것이 아니다.



2) 은수저


당장 불편함이 있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서글프긴 하지만 그렇다고 현 자산구조를 급속하게 뜯어고쳐야 할 정도는 아니다.


너무 길어지면 곤란해지겠지만 당장 1년 정도는 무난히 버틸만하다.


다만, 빚을 지지 않는 이상 전세금 인상에 길거리로 내앉거나 교외로 튕겨나갈 일은 최악의 경우에도 벌어지지 않는다.



3) 흙수저


그 즉시 모든 지출, 자산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대출 이자 상환 외에는 저축이나 투자가 없기 때문에 기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수익원이 다시 필요하다.


그 즉시 노후가 답 없이 불안정해진다.


단, 앞 편에도 말했듯이 부모님의 부가 어떻게 되었든 그분들의 노고로 일련의 남 못지않은 지원을 받은 제군은 흙수저 코스프레를 할 자격이 없다. 그러지 말라고 그분들이 헌신하여 제군들을 지원한 것이다.


흙수저 코스프레하느라 그런 부모님 욕 되지 말고,


자랑스럽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은수저 캠프에 합류하라. 어지간히 남들만큼 받은 제군은 흙수저가 아니다. 다만 조금 더 남들보다 다듬어야 할 부분이 남았을 뿐.


은수저 제군들 대부분은 2)와 3)의 그 중간 어디에 서있을 것이다.


거기에, 제군들의 삶에 대한 투쟁과 성실함으로 얼마간의 변수들을 만들어가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거면 제군들의 은수저 인증은 됐다.

제군들은 당당한 이 시대의 은수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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