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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멀끔 Aug 10. 2024

은수저를 위한 격문 4 : 은수저의 사회적 공헌

드라이한 이 사회의 소금 같은 존재

제군들, 


어제 친구랑 술 한잔 하느라 금요 연재 업데이트를 조금 늦게 올리게 된 점, 심심한 사과를 표하는 바이다. 쿨록. 


사죄하는 마음에서 토요일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글을 쓰고 있는 점을 참작해 주기 바란다. 


.. 괜찮다고? 


그렇다. 


바로 그 점이 오늘 내가 얘기할 제군들이 우리 사회에 하고 있는 지대한 공헌인 것이다. 


제군들은 크게 물질적으로 부족하지는 않았던 삶과 헌신적인 부모의 사랑을 받고 커왔기 때문에 그로 인해 일련의 어떤 사무침이 크게 없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그 여유에서 우러나오는 관대함이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환경 속에서 성장한 제군들도 일찍부터 아픔과 서러움의 시간을 겪으면서 좀 더 날카로워지고 단단해진 면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그런 사무침은 우리 사회에서 미덕으로 치환시켜 주기도 한다. 


또 그런 환경이라고 해서 모두가 제정신을 차리고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찍 역경을 딛고 자수성가했다면 더없이 칭송받아 마땅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다만, 

그대들이 열악한 환경 자체를 부끄러워할 것이 없듯이, 우리 은수저 민족들 역시 평범한 부모의 사랑과 크게 부족하지 않았던 물질적 풍요의 배경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제군들은 흙수저, 금수저가 가지지 못한 은수저민족들만의 확실한 장점과 존경받아 마땅한 캐릭터가 있다. 


제군들은 기본적으로 남의 것을 탐하거나, 내 것을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챙겨 가지고 가려거나, 죽어도 내가 제일 돋보여야 한다는 욕구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크지 않다.


굳이 남을 밟을 필요가 없는 시간을 보내왔기 때문에 타인을 업신 여기는 성향도 적고,

타인의 실수와 곤란한 상황에 대해 기본적으로 관대한 측은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부모에게서 보고 배운 묵묵한 성실함으로 화려하게 돋보이지 않을지언정 시종일관 사회와 조직에 기여한다. 


이 세상이 오직 금수저와 흙수저들만 있었다면 우리 인류는 온통 견제와 투쟁과 전복이 가득한 아비규환, 혹은 지배와 복종만 가득한 암흑세기가 되었을 것이다.     


제군들은 금수저와 흙수저 사이의 성스러운 혼종으로서 사회 속의 윤활 역할을 하였으며, 어떻게 보면 실질적인 소비와 트렌드를 캐리하고 한편으로는 그 어떤 그룹들보다도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의 사회복지 짐까지도 짊어지면서 스포트라이트 받지 못한 음지에서 중추적인 기여를 해왔던 것이다.


제군들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는 단체 사진이라도 한번 찍을라치면 너도 나도 자기가 제일 센터에 서겠다고 난리가 벌어졌을 것이며 일상의 대화는 끊임없는 본인 주도 캐리 욕심의 피곤한 경쟁장이 되었을 것이다.


혹은 지배하는 자와 그저 그에게 잘 보이려는 자로 극단적인 양분화가 되었을 것이다. 


제군들은 금수저에 재력적으로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더라도 나름의 여건과 여유로 백기사가 되어 그들의 완전한 독주를 저지했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천성적인 노블레스오블리주의 마인드로 어떻게든 아래에서 치고 들어오려는 상대에게 적당히 비켜서 길을 터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모두가 최약자나 낙오자를 조롱하고 짓밟을 때 은은히 그들을 격려하고 감쌌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인정이나 보상은 아주 많은 경우 받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딱히 그런 것을 바라고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 은은함으로 인해 제군들은 선망과 아부의 대상도 아니고, 동정과 지원의 대상도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금수저와 흙수저를 욕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그 나름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삶과 싸워가며 오늘을 숭고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들도 우리 은수저 제군들이 사회 구성에 있어 얼마나 지대한 공헌을 해왔는지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존경을 표해야 할 것이다. 


설령 그러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 숙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그대 은수저 제군들 스스로만이라도 제군들의 위치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제군들이 못 느끼고 있더라도, 

그대들은 이 시대의 백기사들이요, 마더 테레사 같은 존재들임을 알아야 한다. 


제군들은 코스프레 할 어린 시절 고생 무용담이 없어도, 자타가 공인하는 눈부신 황금성의 부는 없어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늠름하고 믿음직한 우리 사회의 중추 뼈대이자 드라이한 경쟁 사회의 윤활유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좀 억울한 마음도 드는가? 

그럴 것 없다. 다음 편에는 제군들이 가진 환경적인 축복과 가능성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알려주도록 하겠다. 


이 시간에 제군들에게 왜 제군들이 우리 사회에서 빛과 소금 같은 존재인지를 누차 강조했느냐 하면, 

다음 편에 이야기 할 제군들만이 가진 가공할 만한 축복과 기회를 제군들은 당당히 가지고 누릴 자격이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누구도 그것을 빈정 어린 시선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제군들은 응당의 축복과 보상을 마음껏 누릴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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