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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씨 Aug 16. 2024

처음 해본 것들

마흔여섯, 터닝포인트

현재, 우리나라 사람의 중간나이는 46세라고 합니다. 지금 제 나이이기도 하네요. 우연찮게 이 나이에 처음 해 본 것들이 있어요.


시작은 연초에 우연히 참여한 ‘재취업 교육’이었어요.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직장을 결혼 후 그만두고, 여태 아이만 키우면서 전업주부로 살았죠. 항상 가족이나 학부모들과만 교류하다 다시 학교에 들어간 것처럼  꽤 열심히 배울 수가 있었어요.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저보다 어린 대표가 있는 스타트업 인턴으로  ‘재취업’이라는 것도 처음으로 해봤죠. 글을 쓰는 일이었는데 배움에 대한 의지가 생겨났어요. 여태 세상물정 모르고 살아왔구나 라는걸 깨닫게 해 준 경험이기도 했어요.


그때부터 배우는 것에 재미를 느껴 이것저것 배우다 ‘전자책 작가 양성’ 교육에 참여했어요. 학창 시절부터 작가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 실천은 못했었는데, 이 교육을 통해 처음으로 제 ‘에세이 책 한 권을 출판’했어요. 내 인생의 한 자락을 담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내보는 경험은 누구든 한 번씩 해보길 추천해요. 에세이는 단순히 ‘나’에 대한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그리고 나와 관련된 사람들 사이에서의 관계까지 아우르는 작업이었어요. 내가 살아온 삶과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책 한 권을 내보니, 글을 쓰는데 조금은 힘이 났어요. 그래서  ‘블로그’를 만들어서 글을 써봤어요. 책 한 권을 써봤어서 그런지 블로그 포스팅이 많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인기 블로거가 되려면 한 가지 주제로 써야 한다지만, 이것저것 일상글을 쓰면서 재미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온라인 세상에 내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는 거죠.


지인이 브런치 작가에 등록해서 쓴 글을 보려고 들어갔다가, 덩달아 저도 ‘브런치 작가’에 등록을 했어요. 예전엔 글은 선택받은 특정 작가들만 쓰는 특별한 일인 것만 같아서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누구나 사는 이야기를 편하게 하고 또, 그런 글을 서로 나누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뭔가 생각거리가 생각나면 브런치에 글을 썼어요.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글을 읽을 수도 있는 이곳이 좋아요.


우연으로 브런치 작가까지 되었지만, 앞으로는 주도적으로 글을 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인 출판사’ 등록을 했어요. 지금 당장 출판사를 운영할 건 아니지만, 미래의 직함을 만들어 놓으면 현실화가 될 것 같은 느낌? 그러면 계속 글 쓰는 일을 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혼자 떠나는 여행’(혼여)을 해봤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 나이가 되도록 한 번도 혼자서 여행을 가본 적이 없더라고요. 꽤 홀가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막상 가보니 되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왔어요. 하지만 3년 후쯤엔 꽤 오래 혼자 떠나는 여행을 하면서 여행기를 써 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남은 삶은, 해보지 않은 것들에 도전을 해보려 합니다. 현재 배우고 있는 그래픽 작업들이나 AITool들도 흥미롭고요. 기회가 된다면 연극이나 춤, 노래처럼 딴 세상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배워보고 싶네요. 또, 혼자 해 볼 수 있는 일들도 더 찾아서 해 볼 생각이에요.


우연찮게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저의 MBTI까지 바꾸어 놓았어요.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저의 관점이 바뀌었죠. 내 몸을 끌고 내가 원하는 곳에 가면 그 축이 바뀐다고 합니다. 바로 터닝포인트가 되는 거죠. 그건 한 사람의 ‘말’에 의해 시작될 수도, 한 권의 ‘책’에 영향을 받을 수도, 하나의 ‘사건’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마흔여섯,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전환점에 서서 기록을 남겨봤습니다.


10년 후의 내가, 10년 전의 나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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