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망자 Sep 21. 2024

내 인생에 의미를 주는것들(1)

시가,클럽,호텔수건

내 인생에 재미, 의미,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것을은 몇가지가 있다.

- (시가) -

첫째로 시가. 보통 하나의 시가를 온전히 피는데 20분정도가 걸린다. 그래서 길에 서서 피기는 좀 그렇고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시가를 피기 좋은 적당한 장소가 필요하다. 물론 길에서 펴도 되겠지만 한국은 흡연자에게 관대하지 않고 시가를 길에서 피는건 왠지모르게 그 맛이 살지 않는듯 하다. 

길에서 필 수 있는 시가는 '숏시가나 시가릴로'라고 부르는데, 담배곽보다 약간은 큰 케이스에 대게 5개 또는 10개정도의 작은 미니시가들이 들어있다. 정말로 일상에서 시가를 즐기기에는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덜하고 하나의 시가를 태우는데 걸리는 시간도 넉넉잡아 10분인 점이 참 매력적이다. 

이 글을 읽고 누군가가 시가에 입문한다면, 시가하나 자체의 비용 15,000~50,000과 그것을 필수있는 공간의 비용(보통 시가를 필 수 있는 바에서 술을 한잔 시키고 시가를 태울수 있다. 20,000), 그 시간을 즐기는 비용 정도로 해서 넉넉잡아 100,000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적고보니 시가는 굉장히 비싼 사치성 취미인듯 하다!

- (클럽) -

그래서 나는, 대안책으로 클럽에서 시가를 핀다. 흡연이 자유로운 클럽에 가서 시가를 핀다면 술을 시키지 않아도 편안하게 시가를 태울 수 있다. 다만 정적인 분위기를 즐기면서 피는 시가의 맛보다는 시끄러운 클럽의 환경에서 피는 시가이니 좀 느낌은 다르지만, 힙합클럽에서 피는 시가의 맛은 또 다른 나름의 매력이있다.

클럽을 즐기는 것에 대한 스토리는 좀 길지만, 30대를 바라보는 지금에서야 처음 클럽을 와 봤다. 매력적인 이성이 많아 즐거움이 있음을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클럽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듣는게 꽤나 스트레스를 푸는데 도움이 된것 같다. 운동이나 독서로 고상하게 스트레스를 풀고싶었지만, 편안하게 멍때리다 싶이 하면서 생각을 내려놓기에 나에게 클럽은 많은 도움을 주었다. 자유롭게 돈을 내지 않고 입장이 가능하고 내가 굳이 춤을 추지 않아도, 남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를 건드리지 않는것이 꼭 아무도 모르는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 기분이 들어 현실을 벗어나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 (호텔수건) -

나는 사실 비싼 5성급 호텔의 소비에 가치를 잘 느끼지 못하겠다. 경험해보았지만 나에게 큰 만족을 준다고는 생각들지 않았다. 그런것을 따지지않는 부자들이 가는곳...이라기엔 내 주변의 부자들은 대게 근검절약하는 모습이 많아서 꼭 그런것만은 아닐듯 하다. 하지만, 호텔이 만족감을 준 부분은 '정돈'이다.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객실, 눅눅하지도 건조하지도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공기, 깨끗하게 펴져서 각이잡힌 침대를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왠지모를 안정감마저 든다. 그래서 나는 집을 그렇게 유지한다. 비록 작은 원룸이지만 쓰레기를 최대한 만들지 않거나 늘 버리고, 스팀청소를 하며 흰색의 침구세트를 최소 일주일에 한번은 세탁해서 새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흰색 호텔수건을 구매해서 최대한 깨끗하고 부드럽게 세탁해 두는데, 생각보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렇게 못할일도 아닌듯 하다. 결국, 호텔에서 느끼는 가치를 집에서도 충분히 실현함으로써 비싼 월세의 효용을 극대화 하려고 노력중이다. 샤워를 하고 욕실밖에 각잡아 정리한 도톰하고 부드러운 하얀색 수건에 얼굴을 묻고 몸을 닦으면 그날의 피로와 극단적인 스트레스가 조금은 가라앉는다.

작가의 이전글 과학고에서 재수할줄 알았습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