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장단점입니다.
와.... 벌써 내가 말레이시아에 아이 2명을 데리고 홀로 페낭생활한 지가 5년째가 되다니 신기하지만,
아직 1년도 안된 새내기 같은 건 코로나를 지냈기 때문일까? 5년이 1년 같은 마법의 시간을 지내온 듯하다.
이제야 조금 보이는 말레이시아 페낭생활의 장점과 단점.
솔직히 이런 거 모르고 와서 버텼는지도 모른다. 원래 그런 거니 어쩔 수 없다 하면서....
아무튼 5년이나 되었으니 한번 풀어나 보자.
1. 겨울 옷 걱정 끝! : 1년 내내 여름날씨 덕분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생활할 수 있다.
매년 아이들이 클 때마다 샀던 패딩과 코트, 그리고 기모, 스웨터 + 필수 내복!!
여자아이, 남자아이니까 돌려 입지도 못한다. 남녀 쌍둥이처럼 같은 사이즈 다른 컬러로 사야 했다.
가을이 시작됨과 동시에 우리 가족 겨울옷은 기본 백만 원이었다. 이게 없어졌다. 야호! ㅎㅎㅎㅎ
가을, 겨울옷에 들어가는 지출이 줄어드니 확실히 부담이 줄었다.
2. 저렴한 주유비 : 말레이시아는 산유국이라 주유비가 합리적이다.
말레이시아는 산유국이라 주유비가 한국의 1/3이다. 대박!
일주일에 대략 25리터 = 50링깃(15000원) 주유하면 아이들 학교 픽드롭은 가능 [ 휘발유기준 ]
중간중간 기름을 더 넣긴 하지만 한 달 150링깃-200링깃 = 5만 원-6만 원이면 충분히 다닐 수 있다.
한국은 한번 넣을 때가 5만 원 아닌가?
한국에서는 주유할 때 손이 덜덜 떨리더구먼 여긴 주유할 때 부담 없이 주유할 수 있어서 주유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
3. 다양한 운동: 수영, 축구. 농구 등 여러 가지 운동을 저렴하게 배울 수 있고, 대부분의 콘도에 수영장이 있어서 아이들이 활동하기 좋다.
말레이시아에 왜 가는 거야?? 왜 너는 공부를 안 시켜?라는 질문을 수없이 들었다.
그럼, 나는 항상 똑같이 대답했다.
애들 실컷 놀게 해 주려고... 애들 공부시킬 자신이 없어서...
내가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고, 남편도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었기에 아이들에게도 부담주기 싫었다.
솔직히 말하면 먹고사느라 정신없었다. 오전 8시에 어린이집 보내고 저녁 8시에 아이들을 픽업할 때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나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공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하지만 뭔가 보호막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난 그게 언어였다. 언어만 잘해라!
말레이시아에 온후 누구보다 열심히 놀렸다. 진짜 아이들이 후회 없이 신나게 놀았다.
매일 수영, 축구, 테니스, 인라인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등 지금도 운동은 계속하고 있다.
물론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는 없지만, 만약 한다고 해도 비싸서 못해줄 것 같기도 하다.
4. 부담 없는 가격의 영화 : 평일 하루 만원으로 아이들과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러 갔을 때 놀란 건 사실이지만 말레이시아 영화가 저렴한 줄 알고 온건 아니다.
한국에서는 1인당 만원, 만오천 원 하는 영화가격, 주말에 가족이 다 보려면 적어도 4만 원 이상 팝콘까지 사서 들어가면 6만 원 정도를 지출하는 것 같다. [ 어른 2명 + 아이 2명 ]
말레이시아에서는 평일 만원이면 3명이 영화를 볼 수 있다. [ 어른 1명 + 아이 2명 ]
한국에서 1번 볼 가격으로 주 5일은 볼 수 있지 않을까? 방학땐 진짜 매일 본 적도 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플레이 데이트 한다고 할 땐 꼭 영화관을 데려간다. [꿀팁!ㅋㅋㅋ]
1인당 4천~5천 원으로 영화관에서 놀릴 수 있다.
5. 다문화 음식천국 :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저렴하게 접할 수 있어서 마치 매일이 축제 같다.
국제학교를 다니다 보면,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접하게 된다.
인터내셔널 축제를 할 때는 아이들이 다른 나라의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경험치도 높아진다.
따로 해외 안 나가도 그 나라를 체험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가 아니라도 축제가 많다.
플러스 + 내가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 페낭은 미식의 도시이다.
영국의 침략 + 화교문화의 발달 + 인도네시아와 가깝고 + 태국 국경과 맞닿아 있다.
항상 바다와 가까운 곳들은 외국의 침략을 받으며 문화가 다양하기 발달했다고 배웠다.
말레이시아는 유럽,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여러 나라와 밀접해 있다.
그래서 여기는 이태원처럼 여러 나라 음식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형성되어 있다.
아이들과 매일 오늘은 어떤 나라 음식을 먹을까? 고르는 재미도 있다.
1. 고온다습한 날씨 : 1년 내내 덥고 습도가 높아 에어컨과 제습기를 거의 매일 사용해야 한다.
옷에 곰팡이가 피는걸 처음 봤다. 겉옷, 속옷 할 것 없이 습도조절 못안하면 무조건 곰팡이다.
처음 왔을 땐 생각보다 선선한 집안온도에 아무 생각 없이 있었는데, 습기라는 것은 내가 느끼지 못한다고 없는 게 아니더라. 항상 닫혀있는 옷장과, 벽이 마주 보고 있는 책장 벽면에 곰팡이가 가득했다.
내가 선선하게 느낀다고 에어컨을 안 틀고, 제습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옷, 가구, 책 모두 곰팡이가.. 으으..
2. 벌레가 많은 환경 : 화상개미를 포함한 각종 벌레들이 많아 일상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모기는 애교다. 여긴 매일 모기도 말라리아를 조심해야 한다. 예방접종도 없는 말라리아...
작은 빨간 개미는 자칫하다가 금방 집을 만들 수도 있다.
집에서 줄지어 나오는 개미떼를 보면 뒷골이 오싹해진다. [ 특히 옷장에서... 와.. 진짜.. ]
한국에서 여름철에만 본다는 화상개미, 여긴 매일 있다.
밤에 바람 불고 선선하다고 문을 열어놓고 자면 화상개미가 날아 들어와서 밤새 내 몸에 흔적을 남긴다.
아이들이 아니라 안심했지만 내 몸에 화상자국을 남기고 간 화상개미 너무 무섭다.
3. 아이들 픽드롭의 일상 : 학원 차량이 따로 없어서 아이들 등하교를 엄마가 직접 해야 한다..
제일 놀랬던 픽드롭. 한국에서는 태권도 학원을 보내도, 미술학원을 보내도, 학원차량이 아이들을 데려다 주기에 걱정 없이 엄마가 그 시간까지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는데 여긴 그런 게 없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가 다 해야 한다. 아이들이 남/여 다르고 하고 싶은 게 다르면 엄마는 그저 드라이버 일뿐이다. 주말엔 내가 그랩기사 같다. 운전하다 하루가 다간다.
4. 비싼 주류가격 :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국가로, 주류에 대한 세금이 높아서 술이 매우 비싸다.
가격이 어느 정도냐면, 편의점 큰 500ml x 4캔에 만원 행사 많이 하는데.. 왜 때문에 한국 갔을 때 타이거 맥주가 말레이시아보더 더 저렴한 거지? 여긴 모든 술이 그냥 다 비싸다..
슈퍼 가면 그보다 저렴한 페트병에 파는 맥주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여긴 240ml 맥주 작은 거 4캔에 만원이 넘어간다. 대략 40-50링깃정도? 애들 재우고 캔맥이 금맥..
한국에서는 코스트코 갈 때마다 저렴한 와인들 한 병씩 사 왔는데, 와인도 비싸고,
엄마는 뭘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나... 하..
5. 한국 음식에 대한 그리움 : 한국 음식점이 있긴 하지만 현지 재료로 내 집밥을 완전히 맛보기 어렵다.
매년 돌아오는 명절에 어찌나 먹고 싶은 게 많은지,
애들에게도 알려주고 싶고, 함께 명절을 보내고 싶은데 여기서 우리는 이방인이기에 이나라 명절을 지낸다.
이것도 느낌이 사뭇 다르긴 한데, 내가 다른 나라에 사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
한국 음식점을 가도 재료는 말레이시아 재료이기 때문에 완벽한 맛을 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국 음식점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가끔 명절에 먹었던 나의 집밥이 그립긴 하지만... 엄마... 힝.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는 것? 나도 이제 생각해 보는 것?
나의 생각이 듬뿍 담긴 말레이시아 유학 or 페낭생활의 장점과 단점. 다른 사람들은 나와는 다를 것이다.
지내는 환경도 다를 것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겠지...
그래도 내가 말레이시아에 붙어 있는 이유는? 생각보다 괜찮다. 나름 살만하다.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걱정과 단점을 장점으로 커버할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아이들이 언어를 배울 수 있어서, 아이들이 조금 더 놀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