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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버랩 Beaver Lab Dec 18. 2024

포트폴리오를 들고 취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력서도 같이 들고 갔어야 했는데….

  23년, 모 대학에서 디자인과에서 막학기를 다니고 있던 나는 11월 무렵 모든 예술계열 학생들이 거치는 졸업전시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전시회를 마무리한 뒤 전공 강의에 참석하는 사람은 어느새 절반이 되어 있었다. 사유는 간단했다. 취업을 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등의 다양한 이유들이 뭉쳐 강의실 인원의 절반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 무렵 교수님들도 여유로운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과 취업 면담을 하기 시작하셨다. 물론, 나도 포함이었다.


  교수님과 면담을 하고 나니 새삼 미뤄뒀던 현실감이 닥쳐왔다. 고소한 냄새가 나서 고개를 밑으로 내리니 아주 발등에 불이 나다 못해 튀겨지고 있었다. 


출처 : @sawa1800


  곧 졸업을 하면 나는 학생도 무엇도 아니게 된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에 미뤄뒀던 취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놓은 친구들이 많진 않았다. '슬슬 만들어야 하는데'라고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은근히 있었다. 여유가 될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던 나는, 취업선에 뛰어들 당시 어느 정도 자료가 정리되어 있었기에 바로 회사에 이력서를 넣을 수 있었다.


과거 대학생이(었던 내가) 내밀었던 공간 기획 포트폴리오



여기서 깨알 팁. 포트폴리오를 막 만들고자 하는 뉴비,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만들까?


  아마 취업 시즌이 다가오면, 미리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취업 선에 뛰어든 학생도 있는 반면 슬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혹은 비전공자이지만 포트폴리오를 고려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디자인과라면 포트폴리오를 첨삭해 줄 교수님이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어떻게 하면 될까?


  포트폴리오는 노트폴리오(https://notefolio.net)와 비헨스(https://www.behance.net)를 참고하면 금방 감을 잡을 수 있다. 물론, 내가 만들고자 하는 분야(ex_UX/UI·제품디자인·운송디자인·공간디자인 등) 포트폴리오 구성과 레이아웃을 중점으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더 가면 구글링이나 핀터레스트도 있겠지만, 이런 검색 엔진들은 서치 결과가 너무 광범위해서 그리 추천하진 않는다.


노트폴리오 홈 화면. 검색창에 원하는 분야를 입력하여 노트폴리오 홈 화면. 검색창에 원하는 분야를 서치하여 볼 수 있다.
비헨스 홈 화면. 관심 분야 작품부터 노출된다.


  작품 수를 많이 넣을 필요는 없다. 포트폴리오 작품은 다다익선이 아니다. 양보다 질이 좋아야 한다. 또한 내용을 구성할 때 중요한 것은 순서이다.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첫 페이지로 넣는 것을 추천한다. 양보다는 퀄리티 좋은 작품 위주로 고른 뒤, 엄선한 작품들을 잘한 순으로 순서대로 배치한다. 그 외에 디자인이나 레이아웃은 최대한 깔끔하게, 작품에 집중할 수 있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혹시 몰라 언급하지만, 나는 포폴 구성만큼은 페이지의 마진이나 레이아웃 간격 통일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포트폴리오 봐주는 업체나 프로그램들이 꽤 있는데, 어느 정도 짜임새 있게 완성된 다음 코치받는 것은 좋지만 아예 초반부터 코칭받으며 작업하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내 작품이지만 내 것이 아닌 포트폴리오는 나중에 사실이 다 드러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좌우지간, 이력서를 넣을 곳들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첫 직장이니만큼 내가 많은 것을 겪고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렇게 나름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 이력서를 넣었다. 첫 직장을 위한 내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1. 회사의 포트폴리오가 좋을 것.

2. 편안한 분위기일 것.

3. 출퇴근이 편할 것.


  분위기는 어떻게 파악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공고글에 적힌 사내문화 리스트를 살폈다. 그렇게 고르고 골라 비버랩에 이력서를 넣었다. 내 바람이 닿았는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회사에서 면접 연락이 왔다. 면접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면접 전날, 준비를 위해 제출했던 이력서를 다시 읽었다.


  이력서에 다른 회사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심지어 열심히 (타)회사 분석까지 하고 (타회사)응원까지 했다. 회사 측에서 이미 읽어버린 상황이라 수정도 안된단다. …어?


  그 많고 많은 실수 중에 하필 이력서 실수를 하다니. 당시의 나는 스스로를 매우 비난했다. 그리고는 면접 때 이력서에 적은 타 회사가 언급되면 무조건 실수라고 해야겠다 다짐했다.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이 이상의 생각은 무의미하다 판단했기에 내일의 내가 해결해 주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과 함께 잠에 들었다. 몸은 또 눈치도 없는지 아주 팔자 좋게 꿀잠을 잤다. 그것도 양다리 쫙 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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