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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랖 Jul 26. 2024

손발을 잘라내야 니가 살아!

단명할 팔자

“단명할 팔자야!”

“예??”

공무원 시험합격하냐고 물어보러간 점집에서 이 무슨 청천벽력같은 소리냐

 

손발을 다 잘라내야 니가 산다!”


하..이건 또 무슨 말인가.

단명하기 싫으면 장애인 되라는 말인가?

그래~ 사람이 웬만큼 놀래야 헉!이란 소리도 나오지 이건 연타로 머리를 씨게 맞으니 입만 뻥긋거릴뿐

아무 소리도 입밖으로 꺼내지를 못했다.


“잘라요? 손발 전부를요?”


봐라~ 니 사주팔자!! 뭐가 하나도 없어!! ”


점쟁이 아줌마가 보여준 핸드폰 화면에는 온통 빨간색과 노란색 뿐인 내 사주팔자가 있었다.

 

“진짜 손발이 아니고..부모랑 형제들! 다 버려야 니가 살아! 그래야 니 인생 봄날이 온다!”

(내 사주에서 손과 발은 부모형제였다)

/

/

눈물만 줄줄 흘리다 예약도 안받아 새벽부터 줄서서 겨우 맨마지막으로 들어간 소위

“이대나온 점집 아줌마”집을 나서면서...


억울했다.

이럴거면 세상 막살아버릴 것! 대충 살걸!!


삼일 밤낮을 울었다. 아등바등 겨우 버티며 살아왔더니...단명??

대기만성이라며? 참고 살다보면 좋은날이 온다면서??

(예전 다른 점집에서는 나보고 대기만성형이라며..이 악물고 참고 살라고 했다)


유튜브를 검색해서 사주팔자 보는 법(기초)을 찾아봤다.

하...진짜..

사람의 일생을 이루는 8글자(팔자)중에 빨간색(불)과 노란색(흙)뿐이었다.

오행이 골고루 들어있어야 멀쩡하게 살아간다는데 나는 고작 이행으로 이 거지같은 세상풍파를

버티고 버텼던 거다.

.

.

억울하지만 정해진 일이라면...

그래~ 공중그네보다도 더 흔들거리는 나랑 결혼해 개고생만 한 남편에게

생명보험금이라도 남기고 가자...


다시찾아가 물어봐야했다.


저..언제 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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