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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지기 Dec 21. 2024

오백 원보다 못한 권위 <오백 원짜리 왕관>

0세부터 100세까지

반짝이는 뇌를 위한 그림책 생각 노트




력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그리고 권력에 대한 과도한 욕심은

비극을 불러온다는 사실은 진리에 가깝다.



최근 권력을 향해 돌진하는 

어느 지도자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이 책이 떠올랐다.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이

동화보다 우스꽝스러운 현실로 느껴진다.

(사실 나에게 동화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인데

이렇게 되면 자칫 동화를 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책 속으로





<오백 원짜리 왕관> 앞표지


느 날 마르셀 씨는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다가

오백 원짜리 왕관을 발견한다.

단돈 오백 원으로 왕이 된 마르셀 씨는

가족들 앞에서 자신을 한껏 치켜세우며

왕이라고 선포한다.

자신을 왕으로 섬길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여기고 

온 마음을 다해 섬기라고 한다.



<오백 원짜리 왕관> 본문


장에서도 마르셀 씨는

수많은 직원들이 자기 대신 일을 하게 만들고

자기만의 왕국 안에서 안팎으로

왕으로 군림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르셀에게 견제의 대상이 나타난다.

길에서 다른 왕과 마주치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 왕이 마르셀을 업신여기듯 바라보는 바람에

평화를 원하는 건지, 전쟁을 하려는 건지

짐작이 어려워진 마르셀은 

정치적 접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러 고민이 쌓인다.



하지만 그런 고민도 잠시

회사에 도착한 마르셀은 정신이 번쩍 든다.

충성스러운 신하들이었던

직장 동료들마저 대부분 왕관을 쓰고 있다.


<오백 원짜리 왕관> 본문


두 자신이 왕이라고 나서는  바람에 

회사는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다.

게다가 다른 동료들은 

슈퍼마켓에서 오백 원보다 싼

사백오십 원을 주고 

왕관을 샀다는 사실이 마르셀을 더욱 속상하게 한다.


화가 난 마르셀은 

왕관을 모두 사서 망치로 부숴 버리겠다는 생각으로

슈퍼마켓으로 달려간다.



랍게도 슈퍼마켓에 도착한 마르셀은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왕관을 사려고

몰려있는 것을 목격한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모두 자신이 왕이라고 싸우는 사람들

모두가 왕인 이 마을에는 

이제 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얼마 안 가 마을은 온통 쓰레기 투성이가 되고

가게들도 모두 문을 닫아 

먹을 것이 부족해지고 만다.


을 것이 없는 왕들은 

비상식량이 남아 있는 왕을 상대로 전쟁을 한다. 

그러나 누구도 중재할 수가 없다.

무정부 상태가 되어 경찰도 판사도 없는 마을

벌을 줄 사람도 받을 사람도 없다.



마침내 싸구려 왕관이 녹슬어 버리자

마르셀은 왕관을 버리고 출근을 한다.

직장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한 마르셀과

왕권을 포기한 다른 많은 동료들


마르셀은 이제야 비로소 

가장 평범한 오늘이 제일 멋진 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외친다.



마르셀 왕은 죽었다! 그냥 보통 사람 마르셀 만세!


<오백 원짜리 왕관> 본문


2025년 새해에 우리 사회에 

부상하게 될 용어가 바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라고 하는데

마르셀이 먼저 깨달은 거다.


권과 권력을 포기하고

모두가 제 자리로 돌아온 후,

진짜 국왕은 

감히 왕관을 쓸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사실~



<오백 원짜리 왕관> 본문


가 동화를 좋아하는 이유

그건 바로 동화는 아이처럼 투명하다는 것

가장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를 

세상 가장 쉬운 언어로 아름답게 건넨다는 점이다.


<오백 원짜리 왕관>은

본질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강렬하고 설득력 있다.

생각할 거리가

무궁무진한 이야기.

반드시 어른들이 보아야 할 그림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핵심 단어들을 정리해 본다.

권위와 권위주의/왕과 백성/주인공과 주변 인물들/

각자의 자리/각자의 역할/권력/독재/민주/평화/성숙한 시민....


은 백성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님을

우리는 수많은 역사 속에서 배울 수 있다.

이 시대 어른들과 정치가들이 

자신의 본분과 위치를 잘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책 밖으로





<오백 원짜리 왕관> 독후활동


★ 마르셀 씨는 어떻게 왕이 되었나?




★ 마르셀 씨가 스스로를 왕이라고 선포했을 때 가족이나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




★ 내가 만약 마르셀 씨의 가족이나 동료였다면 마르셀 씨를 왕으로 모셨을까?




★ 마을 사람 모두가 스스로 왕이라고 나섰을 때 어떤 문제들이 생겼나?




★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사람도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전쟁은 왜 일어날까?




★ 마르셀이 왕 노릇을 하며 온갖 권력을 휘두른 것은 마르셀의 책임인가? 

방관하거나 수용한 동료나 가족들의 책임인가?




★ 국가에서 독재가 이루어지는 것은 독재자 한 사람의 잘못일까, 다수 백성의 잘못일까?



★ 권위와 권위주의는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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