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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저미생 Nov 16. 2024

#11 드디어 맞은 승진의 순간

조직 개편과 승진, 드디어 찾아온 잠시의 평화

조직 개편 후 파트를 이동하고, 파트장이 변경되면서 잠시 동안은 평화가 찾아온 듯했다.

니터를 보며 나도 모르게 또르르 눈물이 흐르던 것도, 누군가 부르면 소스라치게 놀라던 것도 파트를 이동한 후 서서히 잠잠해져 갔다.


나의 생각보단 금방 괜찮아지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나를 괴롭히던 셀장의 육아휴직이었다.

조직개편 얼마 후, 셀장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1년간 육아휴직에 들어가기로 결정했고 그 덕분에 나는 기대보다 빠른 시일 내에 복직 이전의 회사 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불편함은 계속되었다.

이전 파트장을 옆 파트의 파트장으로 계속 봐야 했다, 파티션 하나 정도를 두고 매일 봐야 하던 사이였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저 업무적으로 엮이지 않는 것, 커뮤니케이션은 최대한 메신저로 하면서 나를 방어하는 것뿐이었다.


조직 개편 후 두어 달쯤 지났을까. 드디어 진급 결과가 발표되었다. 진급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릴 수 없는 사칙으로 인해, 그룹장께서 별도로 메신저를 통해 진급을 축하해 주셨다.

승진 한번 하자고 고생했던 지난 3년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고생한 것 대비 승진의 여운은 너무나 짧았고 기대했던 것만큼 짜릿하다거나, 후련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렇게 마음 고생 하지 말걸..

이렇게 또 회사 생활의 지혜를 하나 더 배웠다.


과장이 되었다고 해서 내 회사생활이 드라마틱하게 변한 건 아니었다.

조금 오른 월급, 그냥 다른 동기들처럼 이제 나도 과장 정도는 되었다는 안도감뿐이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고과는 미리미리 받아놓자 하는 미래에 대한 결심이 달라진 것의 전부였다.

 

남들보다 조금 늦었지만 승진도 했겠다, 그동안 고생도 많이 했겠다. 몇 년 쉬어가자! 싶었다.

다음 승진을 하게 된다면 최소 8년 후다. 어차피 승진 초기엔 고과도 안 줄 거고, 이제 마음속에 품어왔던 둘째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결심과 함께 그렇게 과장으로서의 첫 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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