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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공작소 퍼퓸 핸드워시 디자인 제작기

신규 라인의 개발과 디자인 


Summary

생활공작소 퍼퓸 퍼스널 케어라인(이하 퍼퓸 라인)의 첫 번째 제품인 퍼퓸 핸드워시 3종을 제작했습니다. 기존 제품과는 다른 차별화된 디자인과 앞으로 출시될 퍼퓸라인 제품들에 적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가이드 제작이 필요했습니다. 


Perfumed Personal Care Line

생활용품에서 폭넓은 카테고리 운영의 경험이 있는 생활공작소는 신규 카테고리 진입을 위해 퍼퓸 라인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 제품은 생활공작소의 베스트셀러인 핸드워시로 이를 위해 조향사와 협업하여 직접 블렌딩한 향 3종을 개발했습니다. 퍼퓸 핸드워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퍼퓸 라인 제품 제작 예정입니다.



퍼퓸 라인만의 디자인 Key Point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은 단연 레이아웃이었습니다. 생활공작소의 무드는 이어가면서 신규 라인의 신선한 첫인상을 동시에 보여줄 현명한 배치가 필요했습니다. 약간의 스포를 하자면 다음 출시될 바디워시에 적용해도 이질 감 없이 같은 라인처럼 보이는지를 염두하며 함께 작업했습니다. 


크게는 [기존 생활공작소 레이아웃 활용 / 신규 레이아웃 개발]로 테스트를 했는데 기존 생활공작소 레이아웃의 특징은 국영문 제품명 병기, 카테고리, 용량, USP 등 제품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담은 실용적인 레이아웃으로 생활공작소의 아이덴티티가 담겼다는 점입니다. 초반에는 생활공작소만의 차별점에 주안점을 두고 두 가지 방향 중 기존 레이아웃 활용 쪽으로 의견을 모았는데요. 제품 기획 담당자와 논의 후 단가가 높은 퍼퓸라인은 기존 제품과의 디자인 차별성이 필요하다는 점과 실용성보다는 퍼퓸라인의 향 네이밍을 가장 강조하여 반영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토대로 신규 레이아웃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습니다.


방향이 결정된 뒤엔 디테일을 손보며 완성도를 높였는데요. 최종 결정된 디자인은 최소한의 정보만을 기입하고 향 네이밍이 우선적으로 눈에 띄도록 배치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가운데 정렬 레이아웃을 사용했기 때문에 디자인 차별성에 대한 리스크가 있었으나 생활공작소 한글 로고 타입 자체가 주는 인상과 힘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출시될 퍼퓸 라인 적용을 위한 디자인 가이드가 필요했습니다. 제품 라인업은 정해졌지만 실제 제품 사이즈 예측은 아직 어려운 단계이기 때문에 비율에 따른 가이드를 제작했습니다. 






브랜드톤을 유지하면서 디테일을 더하기


퍼퓸 핸드워시는 단순한 생필품이 아니라 일상에 향을 더하는 라인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을 받았을 때부터 사용하기까지 다양한 감각에 노출되기를 기대하며 디테일을 더했습니다.



(1) 용기/펌프: 사용성에 초점을 두기


적용된 레이아웃은 다르지만 형태적으로는 기존 제품들들과 유사하게 설계했습니다. 기존 용기 디자인에 맞춰 직각에 가까운 어깨, 최소화된 R값, 하단부 엣지를 적용했습니다. 부드러운 연질의 반투명한 하이팍스 재질이 내용물을 은은하게 비추어 색상만 보고도 향을 유추할 수 있게 합니다.


펌프는 금형을 제작하지 않아서 간단할 줄 알았지만, 용기 형태와 잘 어울리는 펌프를 찾는 것은 예상보다 쉽지 않았어요. 다양한 형태와 컬러의 제품을 수급하여 테스트한 결과, 무광 검정 펌프는 익숙하고(시중 핸드워시 제품들 중 검정 펌프의 비율이 높았어요.) 무게를 잡아주어 고급스러운 느낌이, 하얀 펌프는 백색도에 따라 자칫하면 저렴한 느낌이 들 수도 있었고, 투명 펌프는 반투명한 용기와 이어져 깨끗한 인상을 주었어요. 또한 형태(플랫, 곡선), 1회 펌핑 시 토출 양, 한 손으로 누르기 편한지, 펌프를 넣었을 때 내용물 충진 높이 차이 등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성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곡선 형태가 있는 투명 펌프로 결정했습니다. 



(2) 단상자: 제품의 첫인상

향을 나타내는 컬러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제품의 첫인상이 컬러로 결정될 수도 있어서(또한 자연유래 색소를 사용하여 내용물의 색상편차가 있었습니다.) 생활공작소의 특징인 블랙&화이트를 유지하고 종이 텍스처가 자연스럽게 노출되고자 했습니다. 코팅이 없을 시 제작 및 배송과정에서의 오염 이슈가 발생하진 않을지 검토 후 종이를 선정했어요. 다양한 종이 샘플 비교를 위해 더페이퍼랩을 방문했고 그중 텍스처, 단가, 평량, 색상의 기준에 맞는 올드밀 프리미엄 화이트를 선택했어요. 종이 텍스처를 살린 만큼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면에는 먹박을 사용했습니다. 상단에는 슬로건이나 메시지를 기입할 수도 있었지만 불필요한 내용을 넣는 것보단 로고를 넣는 선택을 했고 로고가 중복되는 만큼 은은하게 형압으로 표현했습니다.



단상자 감리 현장 사진


마치며


제품을 제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단순히 디자인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문제와 상황을 고려하여 유기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단상자에 코팅이 없을 시 제작 및 유통과정에서 오염 이슈는 없을지, 해당 재질을 사용했을 시 제작 단가에 부합하는지, 표기된 문안에 문제가 없을지 등 타 부서의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핍니다. 작년 겨울부터 출시일인 5월까지 많은 분들의 노고 덕분에 무사히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는데요. 향선정, 네이밍 등 다양한 의견이 필요할 땐 브랜드 마케팅 사업부 전체가 모여 머리를 맞대었고 이뿐만 아니라 생활공작소의 거의 모든 팀이 힘을 쏟아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초반에 상상한 디자인과는 다른 결과물이 나왔는데요. 다양한 문제나 상황을 마주하면서 처음 계획과 생각이 변화하는 경험을 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디자인 시안작업 당시 생활공작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레이아웃으로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단가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에 캡은 검정 무광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죠. 내 의견을 잘 다듬어서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죠. 역시 뭐든 정답은 없고 이야기를 나누고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하단걸 느꼈습니다.


일상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던 생활공작소 핸드워시처럼 퍼퓸 핸드워시도 다양한 공간에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생활공작소 퍼퓸 핸드워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시간내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ritten by 이하영  

ⓒ생활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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