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작소는 '기본을 지킵니다. 생활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생활용품 전반을 아우르는 토탈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입니다. 2021년 전반적인 브랜딩 디자인 리뉴얼을 계기로 보다 생활공작소다운 선명한 브랜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생활공작소의 대대적인 리브랜딩 디자인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진행 당시 고민했던 것들과 결과들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Intro
생활공작소는 직관적인 제품명과 위트 있는 키치 문구를 앞세운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기존 화려한 제품력을 강조하던 생활용품 시장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는데요. 생활용품 시장에서 하나둘씩 카피캣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브랜드 이름뿐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 제품을 소구하는 키치 문구까지 카피하는 상황에서 생활공작소만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가 필요했습니다.
브랜딩 디자인 리뉴얼에 대한 내부 결정을 하고 제일 먼저 고민한 부분은 기존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얼마나 유지하며 리뉴얼 하는가였는데요. 브랜드 초기부터 사용한 인장 형태의 로고와 명조체 타입 인상이 주는 서정적인 브랜드 이미지에서 보다 선명하고 전문성 있는 브랜드로서 방향성을 설정하고, 브랜드 로고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브랜드 전반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1년여에 걸쳐 진행한 리뉴얼은 디자인팀 매니징으로 내부 브랜드/CM/SCM 팀과 함께 TF를 꾸려 진행했는데요. 컨셉부터 항목별 디자인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Concept
리뉴얼에서 가장 중심이 되었던 기준은 '생활공작소다움'은 유지하고 우후죽순 나오는 카피캣 브랜드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었는데요. '생활공작소다움'은 무엇일까?의 질문부터 리뉴얼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내부에서 생각하는 '생활공작소다움'으로는 불필요한 시각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미니멀한 디자인, 어떤 제품인지 바로 인지할 수 있는 국문 제품명,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의 통일된 디자인 운영 정도로 추릴 수 있었는데요. 생활공작소 브랜드 이미지의 근간이 되는 생활공작소다운 요소는 유지하고 기존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로 리뉴얼 방향성을 잡게 되었습니다.
브랜드 로고
브랜드를 인식하는 큰 요소 중 하나는 브랜드 로고일 것입니다. 기존 생활공작소의 로고는 인장 형태의 로고로, 심볼릭한 가시성이 좋은 형태였는데요. 실제로 내부 구성원 대상 설문조사를 했을 때 생활공작소의 인장 형태 로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리뉴얼에서는 심볼 형태보다 워드마크의 로고 형태로 디자인하여 브랜드 로고를 더욱 선명하게 표현하는 데 방점을 두었는데요. 내부 설문을 통한 구성원들의 의견으로는 브랜드의 명시성이 좋아진 반면 눈에 익었던 사각형태의 인장 심볼이 없어져 생활공작소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습니다. 기존의 익숙함과 앞으로 새로움 사이의 고민은 모든 디자인 리뉴얼에서 겪는 것일 텐데요. 리뉴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힘들었던 과정 또한 여러 의견을 듣고 조율하여 합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디자인팀에서는 여러 번의 회의와 디자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워드마크형의 로고가 생활공작소가 지향하는 선명하고 현대적인 브랜드 방향성에 더 부합하다는 것을 설득하여 공감대를 갖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새롭게 개발된 워드마크형의 로고는 분절된 라인의 형태로 선명하게 생활공작소 브랜드명을 표현하는데요. 분절된 스탠실 그래픽으로 Craftmanship의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고, 브랜드 이름에서 연상되는 공예적인 특성을 담아 디자인되었습니다.
그래픽 모티프 & 브랜드 컬러
생활공작소는 기존 블랙앤화이트 컬러에 필요한 정보만 넣은 디자인을 중심으로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손그림체 스타일의 일러스트와 위트 있는 키치 문구를 활용하여 운영했는데요. 일러스트와 키치 문구는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을 주는 반면 자칫 가벼워 보이거나 브랜드의 전문성을 나타내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리뉴얼에서는 과감하게 일러스트 그래픽을 배제하고 워드마크에서 확장된 그래픽 모티프를 개발했는데요. 분절된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다양한 굵기의 라인으로 확장하여 다양한 응용항목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픽모티프와 더불어 브랜드 디자인 전반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브랜드 컬러인데요. 대부분 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환경을 고려했을 때 기존 블랙앤화이트 컬러로만 운영하는 것은 경쟁 브랜드와의 영업 관점에선 약점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디자인팀 내부에서도 온라인 채널의 다양한 제작물을 디자인하는 데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여러 의견을 종합하여 제품에서 사용하는 컬러는 기존과 같이 블랙앤화이트로 통일감을 유지하고, 생활공작소 라임과 블루 2가지 서브 컬러를 세팅하여 이 외 온라인 영역에서 컬러의 활용 범위를 더 넓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에 생동감을 부여했습니다.
패키지 디자인
생활용품 브랜드로서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많은 고민이 있었던 항목은 단연 패키지 디자인이었는데요.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어느 공간에 두어도 어울리는 패키지 디자인으로, 필요한 정보로만 구성하여 생활공작소만의 패키지 로직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자칫 텍스트로만 구성된 디자인으로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전형적이지 않은 레이아웃과 정보 위계 세팅으로 생활공작소만의 차별화된 패키지 로직을 개발했는데요. 패키지 정보의 위계는 제품명이 가장 먼저 보이고 생활공작소의 브랜드를 인지하며 이후에 제품이 소구하는 특장점을 알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죠. 레이아웃 측면에서는 대부분 패키지에서 사용하는 좌측 혹은 중앙 정렬이 아닌 2개의 단과 세로쓰기를 활용한 네비게이션으로 생활공작소만의 특화된 패키지 로직을 디자인했습니다.
생활공작소에서 운영하는 제품의 개수는 대략 150여개로, 다양한 패키지 구조를 아우를 수 있는 통일된 패키지 가이드를 만드는 것 또한 보통 일은 아니었는데요. 용기부터 리필 파우치, 단박스, 튜브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 패키지를 고려하여 제품의 면적 및 비율별 적용되는 구성요소의 비례를 다르게 하는 등 다양한 테스트가 필요했습니다. 더불어 기존 통일되지 않았던 CMF (Color/Materials/Finish) 가이드를 세팅하여 재질별 동일한 패키지 마감으로 완성도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마무리
1년여의 시간에 걸쳐 진행한 리뉴얼 프로젝트를 글로 회고하며 지난 어려웠던 시간이 새록새록 떠올랐는데요. 어렵고 힘든 프로젝트였지만 현재 새로운 디자인으로 잘 안착한 생활공작소를 보니 뿌듯하고 값진 경험이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리뉴얼 브랜딩 디자인으로 더욱 선명한 생활공작소만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생활 전반의 서비스를 아우르는 브랜드 비전을 이루어 나가길 바라봅니다.
Written by 최승오
ⓒ생활공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