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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시몬 Jul 05. 2024

내향적인 게 잘못인가요?

혼자 있는걸 좋아할 뿐

과거 소규모 공동체 중심의 농경사회와는 달리 산업화된 현대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고 모이며 낯선 사람과 낯선 환경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현대사회에 부합하는 성향이 외향성이며 그 흐름에 합류하지 못한 사람은 당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었고, 우리 사회는 내향성을 부정적 가치로 여기며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내향성을 탄압해 왔다. 그래도 요즘은 내향성의 가치가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하여 ‘혼밥’, ‘혼영’이라는 문화까지 생겼다지만, 엄연히 따지자면 현대사회에서 완전히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라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내향성은 부정적 가치이며 외향성이 옳은 세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내향성에 ‘소심함’이라는 프레임까지 씌우며 말이다. 외향인이 내향인에게 규정한 ‘소심함’이라는 프레임은 외향인이 내향인에게 “나처럼 돼야 해”라는 식의 폭력을 행하며 본인들의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물타기에 불과하며, 또한 내향인에 대한 의도적 내려치기에 해당한다. 내향성은 인간의 성향을 분류해 놓은 것 중 하나이며 부정적으로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가치중립적인 것일 뿐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가 대중적으로 여겨지지 않다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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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성 인간으로 인생을 살아오면서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식의 위선과 강요를 수도 없이 겪었다. 그러한 위선은 나뿐만 아니라 이 세상 수많은 내향인에게 자책을 하며 죄책감을 느끼게 했으며 그로 인한 상처를 한 번도 입지 않은 내향인은 없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성 스위치’를 쥐고 외향성을 키우기 위해 외부와 소통하며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을 우리 내향인들에게.

우리 내향인들이 고통받는 이유는 외향인보다 더 지적이고, 더 사색적이고, 더 독립적이고, 더 침착하고, 더 세련되고, 더 배려심 넘치는 탓입니다.

내향적인 건 결함이 아닙니다. 주눅 들지 말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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