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24년도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빠르게 지나간 것 같으면서도 마음을 다잡고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는 나에게는
"아직 3개월이나 남았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전자인가요, 후자인가요?
다음 달에 드디어 몇 년 동안 고대하던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한다.
내년 상반기에 신청하려고 하다가 생각해보니까 아직 하반기가 끝나지 않은 국가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인포센터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아일랜드의 하반기 신청이 11월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년도 초반에는 영국을 원했었다. 영어를 쓰고, 유럽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그냥 괜시리 살아보고 싶어서? ㅎㅎㅎ 근데 1년 연장을 하는 것이라 처음부터 2년으로 시작하는 영국은 보험비도 비자 신청 비용도 다른 국가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일이 많았어서 생각한 것보다 돈을 모으지 못한 나에게는 조금 버거운 국가가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아일랜드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워킹홀리데이를 가고 싶은 이유가 현실에서의 회피...도 있었지만 지금은 원하는 목표가 확실하게 정해졌기 때문에(언제 또 흔들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어가 최우선 순위가 되었다.
1. 영어를 쓰는 국가일 것
2. 한국인이 적을 것
3. 다른 나라로 여행이 자유로울 것
이유가 바뀌는 와중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게 위의 3가지였다.
애초에 한국에서도 인간관계의 풀이 좁은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인이 많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외에 가는데 같은 나라 사람과 어울릴거면 왜 가는거지? 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선호하지 않았다.
영어를 사용하고, 한국인이 다른 워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으며 유럽 쪽에 있어서 비행기 값이 저렴해 유럽여행도 자유로운 아일랜드는 딱 내가 원하던 모든 조건에 부합했다. 그리고 워홀 신청 기간도 상반기가 다른 나라보다 늦게 시작하는 편이라 하반기도 11월이고 자금 확인 금액도 지금 있는 돈으로도 충분해서 마음이 편했기 때문에 최고의 선택지라는 생각으로 정하게 되었다.
여름부터 영어 강의를 다시 듣기 시작했지만 다 좋은데 아직도 회화가 되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기다리고 있던 회화 강의가 오픈되어서 첫 날에 바로 결제를 했다. 이 시작이 나의 영어 회화 마지막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이다.
강의는 평생 시청이 가능하지만 부트캠프 형식으로 3개월 동안 수업을 듣고 커뮤니티에서 함께 듣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모든 질문이나 대화는 전부 영어로 해야 한다)
또한, 필수로 숙제 제출을 하고 작문 첨삭을 받을 수 있는 케어 시스템이 또 따로 운영되어서 그것도 1기 신청을 했다. 이 케어 시스템은 단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어서 본인의 시간과 역량이 충분할 때 하라고 하셨는데, 어차피 나는 늦어도 내년 여름이 되기 전에 출국을 할 예정이어서 모든 에너지를 이번 3개월에 쏟아 부을 마음 가짐으로 신청했다.
본격적인 시작은 14일부터이다. 그 전에도 강의는 들을 수 있어서 혼자 예습하고 어떻게 강의를 들으면 좋을지 가이드도 제공해주셔서 미리 예행 연습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 강의는 모든 수업을 원어민 선생님이 하셨는데 설명도 영어로 하셔서^^... 최대한 쉬운 단어로 말해주긴 하시겠지만 챕터1 중에 하나를 들어봤는데 못알아 듣는게 더 많아서 항상 예습을 철저히 해야할 것 같다고 생각 중이다.
14일이 되기 전까지는 다른 강의의 초급 교재(회화 위주의 문법과 영어 문장이 있음)로 문법 복습 좀 하고, 제공된 음원 듣고, 첫 챕터의 강의와 교재에 익숙해지는 게 좋을테니까 이해 안되더라도 계속 들으면서 따라하고 하려고 계획했다.
그리고 기웃거리며 영어를 배우다보니 느낀 점은 어휘보다 동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영어는 서술어이기 때문에 동사만 제대로 말해고 알아 들어도 반은 된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동사 음원도 매일 들으면서 익숙해지고...
해야할 게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는 건 딱히 없다.
강의 열심히 듣고, 교재에 충실해서 열심히 문장 암기하고, 회화에 도움되는 구동사 꾸준히 듣고 끝!
부수적으로 이것저것 하긴 하겠지만 이 메인 틀은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다.
교재를 보니까 그 안에 있는 문장만 암기해도 일상적인 회화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금 내 수준으로는 일단 교재만 뿌셔도 충분히 워홀 가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 정말 소중한 친구가 결혼을 하는데 11월에 한다고 해서 돈이 들더라도 워홀 중간에 입국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5월로 확정이 됐다고 어제 말을 해줬다. 그래서 4월로 예정한 출국일을 5월 말로 미루려고 한다.
한 달 정도 돈 더 벌어서 갈 수 있고, 중간에 입국할 일도 없으니까 마음 놓고 일년 꽉 채울 수 있고, 동생 군대 면회 한 번쯤은 갈 수 있을 듯 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음 달에 워홀 신청하고 1차 합격하면 더 자세하게 계획 세워야지.
이제야 뭐가 좀 진행되는 느낌이다. 원하는 목표에 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모르지만 일단 열심히 가보려고 한다. 중간에 어떤 기회가 생길지도 역시 아무도 모르니까!
힘내야지, 그냥 말고 정말 죽어라 힘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