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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분한 초록색 Jul 05. 2024

소서 (小暑)

작은 더위


아이와 발레 학원 건물 1층의 동네 서점을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다니던 시절에 샀던 책이 있다.

한 번도 제대로 활용해 보지 못하고 오랜 시간 책장에 꽂힌 채 바래지고 있던 책.

<동화 작가 채인선의 하루 한 장 글쓰기 처방전>

몇 년 만에 그 책을 책장에서 꺼낸다.

이제 한번 활용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하루 한 개의 주제로 매일매일 글을 쓸 수 있게끔 만든 책이다.

아이와 함께 책에 나온 주제로 이야기도 나눠보고 글도 써볼 생각으로 샀지만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7월 6일, 책에서 제시한 주제는 "주인공과 나"

그런데 나는 다음날인 7월 7일의 주제가 더 눈에 들어왔다.


내일의 주제는 "더위와 추위"

1.  더운 것이 좋다. 그 이유는?

2. 추운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식사시간에 가볍게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내일(7월 7일)의 주제인 '더위와 추위'에 소서가 언급된다.

절기 중 하나인 '소서'라면 다른 책에도 분명 언급되어 있겠지.

나는 또다시 동네 서점에서 산, 뽀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책을 꺼낸다.

<달력으로 배우는 우리 역사 문화 수업>



7월 7일 자에 역시나 '소서'에 대한 글이 있다.

소서와 관련된 속담과 옛 선조들이 무더위를 이겨내던 방법들이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다.



내일은 '소서'라는 날이고,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작은 더위'를 뜻한단다.

이 시기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지.

조선의 22대 왕이었던 정조는 "더위를 물리치는 데는 독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라고 했대.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도 독서를 하면서 더위를 피했다고 하더라.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은 시를 지어 더위를 이기는 여덟 가지 방법을 소개했는데, 그걸 '소서팔사'라고 해,라며 아이에게 아는 척을 해봐야지.



그러고 난 다음에는 <글쓰기 처방전>에 나온 것처럼 "00 이는 더운 게 좋아, 추운 게 좋아. 이유는 뭐야?"라고 물어봐야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대답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 외에도 좋은 이유나 싫은 이유를 한 가지씩만 더 말해보라고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니까.

그러고 보니 나도 조금은 비슷한 이유로 더위를 싫어하기도 하고 추위를 싫어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또 여름을 좋아하기도 하고 겨울을 좋아하기도 한다.



사계절을 즐기는데에 있어서 이 정도의 수고로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커버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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