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는 간단히 말해 어떤 목표를 지향하여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왜 시작하고, 계속하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동기부여는 크게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깊숙한 곳에서 비롯된 내적 동기다. 내적 동기란 외부의 보상 없이도 어떤 일을 수행하게 하는 강한 열망을 말한다.
다니엘 핑크는 그의 책 <드라이브(Drive)>에서 이러한 내적 동기의 종류로 세 가지를 언급한다. 첫 번째는 자율성(Autonomy)이다. 인간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때 가장 큰 동기를 느낀다. 두 번째는 숙련(Mastery)이다. 더 잘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능력을 갈고닦으며 성취감을 통해 동기를 얻는다. 마지막으로 목적(Purpose)이다. 개인적인 이익을 넘어 더 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느낌, 나의 일과 노력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힘이다.
나는 내적 동기부여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결합된 것이 바로 '창작'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며, 결과적으로 더 큰 의미를 부여해 준다. 창작물을 세상에 내놓으면 많든 적든 세상의 누군가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창작은 '호모 루덴스'의 개념과도 연결된다. ‘호모 루덴스’는 ‘놀이하는 인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의 본성이 놀이를 통한 창조와 표현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강조한다. 즉, 창작은 동기부여를 넘어 인간의 본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음악가, 故 사카모토 류이치는 한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데 나이는 무관하다"라고 말하며, “그때그때 원하는 걸 만들 수 있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앨범 《async》를 예로 들어, 단순히 사람들의 기대나 반응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했을 때의 만족감을 이야기했다. 40년 넘도록 대중에게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어온 대가에게도 동기부여의 원천은 자기 주도적인 창작이었다.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다. 1994년 <The lost Interview>에서 그는 인간을 도구 제작자(Tool Builder)라고 표현했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한 과학 저널의 기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그 기사에서는 곰, 침팬지, 너구리, 새, 물고기, 인간 등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들의 이동 효율을 킬로미터당 칼로리 소모량으로 측정했는데, 그 결과 가장 효율이 높은 생물은 독수리였고, 인간은 최하위권에 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창조의 왕, 인간은 자전거, 자동차, 비행기를 발명하여 킬로미터당 칼로리를 ‘0’으로 만들어 차트를 깨부쉈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도구를 창조하겠다는 마음으로 애플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단순한 제품 발명이 아닌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다는 더 큰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나 역시 창작에서 가장 큰 동기부여를 느끼는 것 같다. 글을 쓰고, 제품을 만들고, 개발을 공부하는 등 모든 활동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주도적으로 만든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내 능력을 발전시키면서 그것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때 느끼는 뿌듯함과 자부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물론 지금은 그 영향력이 매우 작긴 하지만, 먼 훗날 나의 창작물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를 희망한다.
이런 게 사람들이 말하는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내가 만든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그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선순환. 나의 창작물을 통해 세상에 기여했다는 보람은 그 어떤 외적 보상보다 큰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작가, 감독, 크리에이터, 메이커, 요리사로서 우리는 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는다. 시, 소설, 음악, 그림, 영화, 드라마, 영상 콘텐츠, 상품, 제품, 앱, 음식 등 그 어떤 것이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