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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백책방 Jan 06. 2024

여백

여백은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내고 남은 빈자리를의미합니다. 미술시간에 그려낸 그림, 어릴 적 고이 적었던 일기장,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 사이 공간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에는 여백이 함께합니다. 여백은 우리가 글, 그림, 사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주며, 나아가 사색을 위한 여유와 안정감을 주고는 합니다.


여백은 우리의 마음에도 존재합니다. 아니, 존재해야 마땅합니다. 마음의 여백은 타인을 포용할 수 있는 곳이자,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애석하게도 우리 마음은 불필요한 것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논쟁, 여러 형태의 혐오, 자극적인 콘텐츠들. 아주 다양한 형태로 말이죠.


비워내고 싶습니다. 점점 짧아지고 있는 여러 형태의 미디어보다는 문학전집을 눈앞에 마주하며 여가 시간을 보내고, 늦은 시간까지 술과 담배를 즐겨하기보다는 아침 일찍 일어나 샛소리와 함께 길을 걷고 싶습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가족, 친구와 차 한 잔과 이야기를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짧아지고 빨라지는 세상 속 여유와 소소함을 챙기기 위해서 말이죠.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를 한 바퀴 걸었고, 지하철에선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글을 썼습니다. 비워낸 마음 덕분에 오늘 밤 편히 잠들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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