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철학과 역사가 어우러진 품격있는 에세이
간절히 완독하고 싶던 벽돌책.
음식이야기가 400페이지가 넘는다.
하지만 충분히 가치있고
깊은 통찰이 담겨있는 글이다.
수업을 위한 책이 아닌,
오랜만에 읽는 어른책.
글 잘 쓰는 사람이 몹시 부럽다.
노력도 안 하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부끄럽지만 좋은 문장을 쓰는 사람이
진심으로 부럽다.
이민자의 음식이야기를 고급스럽게
문학적, 철학적,
역사적으로 풀어낸 책.
챕터마다 레서피를 친절하게
소개한 건 물론이고
미국을 돌며 만난 이민자들과
음식과 재료에 대함
진한 애정이 느껴진다.
문학을 전공한 요리사.
어쩌면 세상에서 글을 제일 잘 쓰는
요리사가 아닐까싶다.
한국인이면서
미국인이면서
그 경계에 있는 이민자.
한때 짧게 외국생활을 했을 때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도 가끔 있었다.
외국에 살고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다양한 음식을 맛보았다.
이런 책을 보면 문득 젊은 시절
내가 떠오른다.
두려움을 몰랐고
때로는 무모했고
여행을 좋아했고
모험을 좋아했고
사람을 좋아했고
요리를 좋아했고
새로운 걸 좋아했던 시절.
지금은 많은 게 변했다
핑계와 변명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오랜만에 간결하면서도
품격있는 문장들을 읽어서
반갑고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