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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밥
Jun 22. 2024
비.
가끔 하는 생각
빗소리가 좋은 거라 생각했다. 그간 비 오는 날을 병적으로 좋아했던 건 빗소리에 홀린 게 다였지
했다.
비 오는 날
은
기분 묘한
날이 되었다가, 그 이상이 되었다가, 그게 다가 되곤 했다. 꼬꼬마 어릴 때
부터
분명 감정의 한 페르소나로 묻어 있
었
고, 아직도 조건반사처럼 빗소리에 세뇌된다.
무미건조한 혼밥에 독대를 자처한 것도, 서슬 퍼런 불면증에 양 떼를 자처한 것도, 내게 걸어보는 핸드폰 벨소리도. 또,
드센
감정을
거짓말처럼 차분히
끌어 앉힌 것도. 친구 같은
자장
가가 되어준 빗소리다.
감정은 보풀과 같아서 긁으면 일어나건만, 비는
때리고 긁어도
적당히
흐르고
스며드니
따로 떼어 낼 필요도 없고. 어떨 땐 차갑게 축 처지고 지랄 같은데, 그게
또
묘한 그림 같아서 감상 같은 멍도 때려보고. 품평 같은 중얼거림도
씹어보고.
오감 중 가장 예민한 건 청각이라서 신이 목소리를 더디 늙게 만들었다면. 이제 슬슬 귀도 닫혀가니 빗소리에 홀리는 정신도
적당히
늙고
사라질 텐데.
비 올 때
푹 자긴 글렀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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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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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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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딸을 몽실이라 부르고 딸은 나를 똥구멍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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