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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 Jun 01. 2020

서로 애쓰지않는 관계를 위하여

<애쓰지않고 편안하게>를 읽고

에세이를 읽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수험생이나 취준생 때는 성공한 사람들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동기부여를 하긴 했지만, 요즘처럼 정식 작가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들의 에세이가 쏟아지는 요즘, 특히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겐 특별한 경험이라지만, 그냥 카페에서 친구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랑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에세이를 폄하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평범한 직장인이 낸 에세이 한 권보다 데일 카네기나 프랭클린과 같은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나 니체나 공자와 같은 철학자의 명언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런 훌륭한 고전일지라도 읽고 느끼는 게 없거나 내 삶에 아무런 동요를 일으키지 못한다면, 내게 그 책은 가치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책장에 꽂혀있어도 자주 펼쳐보거나 읽고싶은 책이 아니라면 이미 의미가 없다. 책 속에 단 한줄이라도 내 고집스런 생각을 바꿔주고 내 삶의 작은 행동이라도 바꾸게 해준다면, 이미 그 책은 충분히 가치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 김수현 작가의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정말 편안하게 언제든 펼쳐볼  있는 가벼운 에세이였다. 아니, 가볍다고 말할  있을까. 쉽게 읽혔지만 쉬이 넘기지는 못할 한마디들이 많았다.

김수현 작가는 이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베스트셀러를  작가로, 전작에서도 상처받지 않고 당당하고 건강한 나로 살아갈 방법을 제시한  있다. 그녀의 4년만의 신작이 여전히 좋은 이유는, 그런 책을  작가라고 해서  방법을  지켜가며 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여전히 그는 삶에서, 사람들에 치여가면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하지만 책에는 그녀가 이미 겪었던 삶의 시행착오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다. ‘나도 너처럼 그런  있어. 그때  이렇게 했는데,  어때?” 라고 친구처럼 물어봐주고 조언해주는  같았다. 역사속에 훌륭한 사람의 명언 한마디보다  귀담아 들을  밖에 없는 진심어린 조언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생각 옆에 내 생각도 같이 덧붙였다. 오랜만에 책에 메모를 하며 적극적으로 읽으니 작가와 대화하면서 읽는다는 게 뭔지 실감났다. 다음번에 다시 이 책을 열었을 때는 또 어떻게 느껴질까. 끄적인 내 마음은 또 어떻게 달라져있을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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