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가 도쿄돔에 입성했다. 특히 일본의 명곡들을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았는데, 그중에서도 하니가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뉴진스가 도쿄돔에서 선보인 제이팝 커버들을 살펴보자.
출처 어도어
하니 / 푸른 산호초 (マツダ聖子 - 青い珊瑚礁)
“아~내 사랑은 남쪽 바람을 타고 달릴 거에요”
‘쥐 파먹은 머리’라고도 불리는 깜찍한 단발을 한 하니가 파란색 스트라이프 상의와 하얀색 긴 스커트 차림으로 등장했다. 하니의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푸른 산호초’는 말 그대로 극락이다. 여름날의 습기와 더위로 다 잊어버리고 여름날의 낭만과 사랑스러움만 남긴 듯한 노래다.
일본 버블 경제 시대(거품 경제 시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명곡인 ‘푸른 산호초’를 한국의 여자 아이돌이 부르다니! 예상치 못한 조합이었고, 예상을 넘어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니의 뛰어난 가창력뿐만 아니라 싱그러운 표정과 애간장 녹게하는 적절한 손 제스처와 안무가 큰 호응을 이끄는 데 한몫했다. 하니가 ‘푸른 산호초’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버블 경제 시대를 겪어보지도 않은 내가 그 시절의 호화로움과 낭만을 맛보기라도 한 듯 절로 황홀해진다. 유튜브로 영상을 본 한국에 있는 한 20대의 마음도 이렇게 흔드는데, 당시 관객석에 있던 사람은 오죽했겠는가. 80년대의 감성을 현재에 되살려낸 하니의 무대는 세대를 초월한 호응을 얻었다.
원곡인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는 그녀의 카랑카랑하고 쨍한 보이스가 매력적이다. 무대에 선 그녀의 초롱초롱 빛나는 큰 눈과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힘차게 뻗는 세이코의 고음을 듣다 보면 비가 그치고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비치는 풍경을 보듯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니는 원곡의 매력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본인의 스타일로 잘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민지 / 무희 (踊り子)
애니메이션에 살고 있는 인물 같은 서사 가득한 표정, 나직한 목소리, 교복에 검정 가방
바로 도쿄돔에 서 있는 뉴진스 민지이다. (이게 실제라니!)
바운디의 시크하면서 담담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노래 ‘무희’와 민지의 보컬이 잘 맞아떨어졌다. 무대 연출도 돋보였다. 교복 차림의 민지가 마지막 후렴을 부르며 무대 위를 달리고, 검정 가방을 한 손에 들고 돌리다 던지는 모습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련하고 설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