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터 콘셉트/출처-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5 LA 오토쇼’에서 콤팩트 오프로드 콘셉트카 ‘크레이터(CRATER)’를 20일(현지시각)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북미 SUV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전통 강자인 토요타, 지프와 정면 승부를 예고한 행보다.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고성능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N’도 북미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두 차량 모두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기술력을 집약한 모델로, 현대차의 미래 SUV·전기차 전략을 상징하는 핵심 전시물이 됐다.
현대차가 이번에 선보인 ‘크레이터’는 콤팩트 SUV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SUV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핵심은 강인한 외관을 강조하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이다. 스틸의 질감과 아웃도어 감성을 조화롭게 녹여냈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크레이터 콘셉트/출처-현대차
차체 전면부에는 입체적인 파라메트릭 픽셀라이트와 간접 조명이 적용돼 하이테크 감성을 강조했다. 루프에는 보조 조명과 적재 시스템이 결합돼 실용성을 더했다. 외관 색상은 캘리포니아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듄 골드 매트’로 마감됐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설계도 주목된다. 접근각과 이탈각을 크게 확보해 범퍼 손상을 줄였고 대형 하부 보호판과 측면 보호 패널이 차량의 내구성을 높였다. 휠 아치에는 픽셀 패턴이 더해진 육각형 디자인 휠이 적용돼 조형미와 기능성을 동시에 갖췄다.
측면은 절제된 넓은 펜더와 자신감 있는 실루엣으로 안정감을 더했으며 실내는 블랙 엠버 컬러와 입체적 패딩 시트, 노출된 기계 구조가 조화를 이뤘다.
크레이터 콘셉트/출처-현대차
내부에는 ‘커브 오브 업홀스터리’라는 디자인 개념이 적용돼 정밀함과 긴장감이 느껴지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오프로드 콘셉트다운 디테일도 담겼다. 탈부착이 가능한 사이드 카메라는 손전등이나 외부 카메라로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에는 LP 턴테이블이 탑재됐다.
병따개 기능이 포함된 견인고리와 차량 곳곳에 적용된 캐릭터 ‘크레이터맨’도 이목을 끌었다.
크레이터는 현대차의 북미 SUV 전략 전환을 상징한다.
크레이터 콘셉트/출처-현대차
지금까지 팰리세이드와 산타페 등 대형 SUV 중심의 XRT 라인업으로 오프로드 시장에 대응해온 현대차는, 크레이터를 통해 콤팩트 SUV 영역까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XRT는 강인한 외관과 야외 활동에 적합한 기능으로 북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온 트림이다. 이번 콘셉트카는 기존 XRT의 방향성을 진화시켜, 소형 SUV에도 해당 라인업의 정체성을 녹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랜디 파커는 “크레이터는 XRT의 향후 비전을 담은 모델”이라고 밝히며 모래와 눈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양산 여부는 아직 미정이지만, 현대차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설계와 디자인이라는 평가다.
이번 오토쇼에서 현대차는 오프로드 콘셉트카 외에도 고성능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N’을 북미 시장에 최초 공개했다.
이 차량은 84.0kWh 배터리와 고성능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합산 최고 출력 448kW(601마력)를 발휘한다. ‘N 그린 부스트’ 모드를 사용할 경우 출력은 478kW(650마력), 최대 토크는 770Nm(78.5kgf·m)에 달한다.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 제품 담당 임원은 “아이오닉 6 N은 친환경성과 주행의 짜릿함을 모두 담은 전기차”라고 설명했다. ‘코너링 악동’, ‘레이스트랙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라는 N 브랜드 철학이 집약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이오닉 6 N/출처-현대차
현대차는 이 외에도 이번 오토쇼에서 약 3994㎡(1208평) 규모 전시 공간에 총 33대의 차량을 배치했다.
전용 XRT 스페이스에서는 팰리세이드 XRT 프로, 투싼 XRT, 산타페 XRT, 아이오닉 5 XRT 등 XRT 라인업을 구성하는 6개 차종을 전시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FIFA 존’을 운영하며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활동도 병행했다. 현대차는 1999년부터 FIFA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현지 마케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