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4/출처-폴스타
폴스타는 올해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전기차 ‘폴스타4’의 시범 생산을 시작했다.
이 차량은 북미 시장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 거점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부산이 선택됐다. 동시에 폴스타는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폴스타코리아는 폴스타4의 흥행에 힘입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며 내년에는 상위 모델 두 종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폴스타의 마이클 로쉘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폴스타 서울 스페이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산공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부산이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생산 거점”이라고 밝히며 이곳에서 폴스타4를 북미 수출용으로 시범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스타 4/출처-폴스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올해 1월, 내연기관 전용 생산라인을 전기차 혼류 생산이 가능하도록 전면 개조했다.
총 68개의 설비가 새로 도입됐고 약 5주간의 조립 공장 가동 중단을 감수하며 전환 작업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모두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로쉘러 CEO는 북미 수출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면서 “부산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시장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공장 선택 이유로 미국의 대중국 전기차 관세 문제도 고려 요소 중 하나였지만, 그는 “관세 회피가 전부는 아니며 품질과 운영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폴스타는 단순한 생산 거점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한국을 중요한 판매 시장으로 보고 있다.
폴스타 4/출처-폴스타
폴스타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251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84.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중 폴스타4는 2167대를 차지하며 단일 모델로서의 성장 기여도가 높았다.
로쉘러 CEO는 한국 시장에 대해 “정말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폴스타4가 디자인과 지속 가능성, 고성능이라는 세 요소를 갖춰 성공을 거두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에게 잘 맞는 독특한 모델”이라며 자평했다.
볼보에서 출발한 브랜드 특성상, 폴스타는 볼보의 AS 네트워크를 공유한다. 현재 한국에는 30여 개 이상의 서비스 센터가 운영 중이며 이 같은 인프라는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폴스타는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상위 모델을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폴스타 5 프로토타입/출처-폴스타
2026년에는 대형 전기 SUV ‘폴스타3’와 고성능 GT ‘폴스타5’를 국내에 선보인다. 두 모델 모두 폴스타4보다 상위급으로,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 차종으로 소개됐다.
특히 폴스타5는 지난 9월 독일 뮌헨에서 공개된 모델로, 제로백 3.2초의 고성능과 재활용 소재 기반의 실내 설계를 갖춘 차량이다. 넉넉한 실내 공간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로쉘러 CEO는 이 모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뛰기 전에 걸어라’는 속담을 언급하며 무리한 확장보다 품질과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한국 내 추가 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이 확인된 이후에야 검토할 수 있다”며 현실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향후 연구·개발(R&D)이나 디자인 거점으로 활용하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당장은 생산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로쉘러 CEO는 이번 방한이 단순한 홍보 차원이 아닌, 한국 시장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계약보다 한국 시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SK온 등과의 배터리 조달 확대 가능성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였다.
또한, 온라인 중심의 판매 구조와 함께 체험형 전시장 ‘서울 스페이스’와 리테일 파트너 활동이 폴스타 브랜드 확산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고객 중심의 접근이 진입 장벽을 낮추고 브랜드 신뢰를 구축하는 데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폴스타4/출처-폴스타
북미 수출용 전기차의 시작점이 된 부산, 그리고 그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한국 시장은 이제 폴스타의 글로벌 전략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제조, 판매, 서비스, 고객 반응까지 한국이 만들어낸 이 ‘차량의 성공’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폴스타의 다음 수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