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흐 V12 에디션/출처-벤츠
시동을 걸자마자 진동보다 먼저 퍼지는 건 ‘경외심’이었다. 세계에서 단 50대만 생산되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초호화 한정판 세단이 서울 북촌 한복판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을 찾은 이들의 입에서 감탄이 터졌다. 630마력 V12 엔진을 품고도 정숙함을 잃지 않은 이 모델은, 가격표만큼이나 존재 자체가 특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11월 25일, 서울 종로구 북촌 ‘푸투라서울’에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V12 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9월 이탈리아 미켈란젤로 요새에서 세계 최초로 소개된 이 차량은 전 세계 50대 한정 생산되며 이 중 10대가 한국에 배정됐다. 국내 고객에게는 2026년 1월부터 인도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V12 에디션은 1930년대 초반 출시됐던 ‘마이바흐 제플린’에 최초 탑재된 V12 엔진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모델이다.
마이바흐 V12 에디션/출처-벤츠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플래그십 세단인 S 680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배기량 5980cc의 V형 12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630마력(ps), 최대 토크 91.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4.5초면 충분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에 달한다. 1930년대 마이바흐 제플린에 탑재된 당시의 7~8리터급 V12 엔진이 200마력(hp)으로 170km/h를 구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모델은 기술적 진화 그 자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 에디션은 마이바흐가 지닌 장인정신과 혁신, 그리고 독창적인 유산을 집약한 모델”이라며, “단순한 기념작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외관부터 실내까지, V12 에디션의 디자인은 수작업 예술 그 자체다.
마이바흐 V12 에디션/출처-벤츠
메르세데스-벤츠의 맞춤형 제작 프로그램인 ‘마누팍투어(MANUFAKTUR)’를 통해 완성된 이 차량은 올리브 메탈릭과 옵시디언 블랙 메탈릭의 투톤 외장에 하이테크 실버 핀 스트라이프를 더해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정교한 도장 공정에는 최대 10일이 소요된다. 이는 일반 투톤 도장 작업보다 두 배 이상 긴 시간이다.
C-필러에는 전용 엠블럼이 부착되고 차량에는 올리브 메탈릭 색상의 단조 휠이 적용됐다. 내부에는 새들 브라운 나파가죽, 월넛 우드 트림, 다이아몬드 퀼팅 루프 라이너, ‘1 of 50’ 에디션 배지 등이 고급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센터 콘솔 후면부에는 24K 순금 인레이가 삽입돼 고급감을 더한다.
이 외에도 전용 각인이 새겨진 로베 앤 베르킹(Robbe & Berking)의 은도금 샴페인 잔, 새들 브라운 테두리의 트렁크 매트, 진델핑겐 마누팍투어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전용 키 박스 및 키체인까지, 모든 구성품이 한정판 모델의 희소성과 장인정신을 강조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번 V12 에디션의 국내 공개를 기념해 서울 북촌 ‘푸투라서울’에서 프라이빗 쇼케이스를 오는 28일까지 진행한다.
초청 고객들은 차량 실물과 함께 독일 본사 마이스터의 시연,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체험 등을 통해 마이바흐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마이바흐 V12 에디션/출처-벤츠
회사 측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마이바흐 시장”이라며 “이번 에디션의 10대 배정은 단순한 판매 전략이 아니라, 고객에게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려는 브랜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사장은 “이 에디션은 전 세계에 단 50대만 존재하는 독보적인 모델”이라며 “’최고 중의 최고’를 구현하려는 마이바흐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강조했다.
팀 세프너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인디비주얼라이제이션 제품 매니저는 “이번 에디션은 익스클루시브에 대한 헌사이며, 디자인과 유산, 장인정신과 열정이 하나로 만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V12 에디션은 성능뿐 아니라 최상급 편의 사양도 눈에 띈다. 전동식 뒷좌석 컴포트 도어,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장치, 최대 4.5도 조향이 가능한 후륜 조향 시스템, 에어매틱 서스펜션이 기본 탑재된다.
특히 항공기 일등석 수준으로 구성된 2인 전용 뒷좌석 ‘이그제큐티브 시트’는 통풍, 마사지, 목·어깨 온열 기능과 함께 최대 43.5도까지 젖혀지는 리클라이닝 기능을 제공한다. 종아리 마사지, 쇼퍼 패키지, 냉장고 및 샴페인 잔 수납 기능까지 포함돼 정점의 안락함을 구현했다.
마이바흐 V12 에디션/출처-벤츠
한편, 국내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과 부가세를 포함해 4억 7800만 원이다. 마이바흐의 이름을 단 그 어떤 모델보다도 진귀하고 특별한 이번 V12 에디션은 숫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움직이는 예술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