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설정하기] 1. 삶의 방관자에서 주체자로
사진으로만 본 상대와 단 둘이 마주앉는다. 첫 대면은 언제나 좀 어색하다. 하지만 나는 곧 상대방과 눈을 바라보며 대화를 이끌어 간다. 이미 만나기 전부터 그 사람의 나이, 학벌, 다니는 회사 그리고 대략적인 연봉까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 보다는 나는 그 사람이 지금껏 살아온 인생과 그리고 향후 꿈에 대해서 너무 궁금하다. 슬슬 대화가 무르익을 즈음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으세요?"
내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하는 상황이다. 나는 흔히 말하는 헤드헌터다. 이직이나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커리어와 이직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나의 중요한 일 중 하나다. 그 만남 하나하나 마다 다양한 인생들과 마주한다. 인생 변곡점 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행복한 직장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지금은 어떠한 이유 때문에 이직을 하려 하는 지에 대한 수 많은 사연들이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자신의 인생과 커리어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을 해 본 사람은 놀랍게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맘속에 있는 꿈을 간직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커리어를 개발하고 있다기 보다 그냥 우연히 첫 직장에서 특정한 업무가 주어져서 지금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다. 또한, 이직을 원하는 이유도 상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Industry를 바꿔 보고 싶어서, 지금 회사가 힘들어서, 일이 너무 많아서, 연봉이 마음에 안 들어서 등 현재 상황을 모면 하기 위한 경우가 더 많았다.
돌이켜 보면 헤드헌터가 되기 이전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 동료들과 대화를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그냥 회사에서 보내주는 데로 가야지 뭐. 그냥 덜 빡쎈데로 갔으면 좋겠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꿈이 없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기 삶 그리고 커리어에 대한 본인의 선택권을 넘겨버리고 운에 맞기는 것이다. 하다 못해 신발 하나 사는데도 어떠한 브랜드를 살 지, 어떠한 목적에 신을 것인지, 어떤 색깔을 살 건지 등을 생각하고 구입하는데 말이다. 삶을 우연에 맞기는 것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삶을 헌신짝 보다 더 못한 인생이 되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인생을 그냥 흘러 보내는 표류자로서의 삶은 얼마나 슬픈가?
나도 길을 못 잡고 그냥 흘러가는 데로 현실에 표류 하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현재 받았던 연봉이나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이 크지 않았고, 사회에서 회사를 보는 시선도 나쁘지 않았고, 출퇴근 시간이나 동료들과의 관계도 만족스러워서 그랬는지 머릿속으로 내가 원하는 삶, 그리고 커리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하기 보다는 현실에 맞춰 최대한 합리화를 했었다.
우연히 서점에서 펼쳐본 구본형 선생님의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을 읽고 나 자신에 대한 연민과 함께 감동과 희망이 뒤 썩인 감정이 밀려와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내 인생에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잡았었다.
독자 분들에게 나와 같은 감동을 선사하고자 그 시를 공유한다. 그 감동이 삶의 나침반을 과감하게 돌릴 수 있는 행동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천둥처럼 내 자신에게 놀라워 하리라.
신(神)은 깊은 곳에 나를 숨겨 두었으니
헤매며 나를 찾을 수 밖에
그러나 신도 들킬 때가 있어
신이 감추어 둔 나를 찾는 날 나는 승리하리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나니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 속으로 머리를 처넣 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여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 뿐
신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든 그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위대함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며
무엇을 하든 그것에 사랑을 쏟는 것이니
내 길을 찾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천 번의 헛된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천한 번의 용기로 맞서리니
그리하여 내 가슴의 땅 가장 단단한 곳에 기둥을 박아
평생 쓰러지지 않는 집을 짓고,
지금 살아 있음에 눈물로 매순간 감사하나니
이 떨림들이 고여 삶이 되는 것
아, 그때 나는 꿈을 이루게 되리니
인생은 시(詩)와 같은 것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 되리니
인생은 꿈으로 지어진 한 편의 시
***
<About 은진기>
저는 오랫동안 속삭이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억대 연봉과 훌륭한 복지를 제공하던 안정적인 직장을 뿌리치고 나와 잡플래닛에서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약 중입니다. 직장인과 기업의 발전과 행복에 기여하는 것을 Mission으로 삼고, 커리어, 기업문화와 HR을 주재로 Blog을 운영하며 국내외 미디어에 기고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계기업, 대기업, 컨설팅사, 스타트업 및 글로벌 헤드헌팅사에서 직접 격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실질적인 커리어 관련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커리어 방향 설정, 퇴사/이직 등의 고민, MBA/석사 관련 궁금증, 이력서/자소서 작성, 한국어/영어 면접 준비 및 직장생활 관련 고민 등, 커리어 관련 주제로 컨설팅을 원하시면 jinki.eun@jobplanet.com 또는 카톡(ID: jinkieun)으로 연락 주십시오.
경력
- 현 Jobplanet 커리어 컨설턴트
- 전 Spring Professional(글로벌 헤드헌팅사) Senior Consultant
- 전 삼성화재 경영기획팀 과장, 인사팀 책임
- 전 Otsuka International 영문기자 및 사내홍보 사원
- 국내대기업, 외국계 기업, 중견기업 등, 30개국의 3,000명의 넘는 국내외 인력들에게 교육/컨설팅 진행
- 커리어, 이문화, 한국의 교육, 기업문화관련 강의 및 블로그 운영 www.jinkieun.com
학력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MBA (HR/전략Focus)
- Rutgers University 사회학 학사 (심리학 부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