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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한 마시멜로우
Aug 05. 2024
새소리와 살랑바람으로 눈을 뜬 어느 날
사진: 다음 이미지
딸내미와 소확행 배틀을 하고 며칠 후 그녀에게 메일 하나가 왔다.
"엄마, 나도 글을 한편 써 봤어. 소확행에 관한 소설이야. 읽어봐 줘~ㅎㅎ
내가 바라는 미래의 삶에 대한 상상 글인데, 쓰다 보니 우리 가족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더라~"
제목: 새소리와 살랑바람으로
눈을 뜬 어느 날 / 글쓴이: 떡례 (나이: 26)
새소리와 살랑거리는 바람 감촉과 함께 눈을 떴다.
내 옆엔 아직 자고 있는 남편 얼굴이 보이고 내 발밑엔 묵직한 무게가 느껴진다.
우리 집 강아지 루키다.
나는 부스스 몸을 일어나 부엌으로 나왔다.
타탁 타탁 나를 따라온 루키에게 사료와 물을 갈아준다.
나는 아이들 학교 갈 준비를 돕고 남편은 어느새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아이들과 남편에게 잘 다녀오라는 뽀뽀
를 하고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우리 집 루키는 벌써 운동 준비 완료인가 보다. 낑낑거리고 난리다.
루키와 함께 동네 조깅을 한다.
가볍게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니 내 건강과 루키의 행복이 함께 올라간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커피를 내린다.
커피와 다이어리를 들고 작업 책상에 앉는다.
오늘의 할 일을 적고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아참! 노래를 안 틀었네? 아침이니 이번에 새로 장만한 스피커로 신나는 rnb 노래를 들
어야겠다.
앗! 시계를 보니 벌써 아이들과 남편 올 시간이다.
퇴근한 남편과 함께 저녁을 준비하고 식탁에 앉아 핸드폰 없이(우리 집 규칙임) 도란도란 하루 일과를 공유한
다.
나도 오늘 산책에서 마주쳤던 여러 강아지들과 주인 얘기를 재미나게 풀어낸다.
밥을 먹고 난 후 목숨 건 가위바위보 한판이 벌어진다. 진 사람이 설거지 담당이다.
각자 할 일을 다 마치고 10시쯤 다시 거실로 모인다.
이제는 영화 타임이다.
불은 미등으로 은은하게 켜놓고, 가족이 함께 고른 영화를 남편과 난
초집중 감상을 하는데 아이들은 보다 자다를 반복하다 결국 잠이 든다.
루키는 쿠션에 누워 이미 꿈나라 여행 중이다.
맥주나
와인과 함께 영화를 즐기다
우리의 말소리가 조금씩 커지자 루키가 간헐적으로 눈을 뜬다.
짜증스러운지 휴~ 한숨을 쉬지만 다시 잠이 든다.
영화가 끝나고 잠든 아이들을 깨워 방으로 들어가라 재촉한다.
작은 아이가 소파에서 그냥 자겠다고 칭얼칭얼 고집을 피운다.
보다 못한 남편이 똘똘 말린 담요와 함께 작은 아이를 번쩍 들어 침대에 눕힌다.
그런 남편 모습을 보니 어찌나 듬직한지 내가 참 결혼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거실을 대충 정리하고 안방으로 들어가 이불속에 몸을 뉜다.
약간의 차가움과 포근함을 동시에 주는 바스락 재질의 이불은 내 숙면에 큰 역할을 한다.
남편도 안방으로 들어와 불을 끄고 내 이마와 입술에 차례로 굿 나이트 뽀뽀를 날린다.
잘 자 여보~ (우리는 한 침대지만 이불은 각자 덮는다.)
나는 자다가 한 밤중에 흠뻑 땀에 젖은 채 화들짝 깬다.
답답하고 놀랜 마음에 창문을 조금 연다.
풀벌레 소리가 내 귀를 찌르르 두드리며 긴장된 내 몸과 마음을 다독여 준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이 느껴지자
다시 안정된 잠에 빠져든다.
다음 날은 주말이다.
느긋한 아침을 먹고, 우리 집 주말 패턴을 안 루키는 벌써부터 펄쩍펄쩍 뛰고 난리다.
큰아이는 오늘 산책 갔다 와서 아빠랑 수영 배틀을 하기로 했다며 아침밥을 허겁지겁 해치운다.
우리는 다 같이 산책 겸 조깅을 위해 근처 공원에 간다.
공원은 목줄 free여서 아이들과 루키 모두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
몇 가지 공놀이와 원판 놀이 끝에 모두 지쳤는지 집에 와서 곯아떨어진다.
소파와 흔들의자, 강아지 방석, 거실 바닥에 제각기
누워
짧은 낮잠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각자 취향껏 만든 스낵랩과 그릭 요구르트로 점심을 해결한 후,
다시 일어나
수영 나갈 채비를 한다.
아이들이 수영장은 좁아 배틀이 안된다며 집 근처 바닷가로 가자고 조른다.
인근 바닷가로 간다.
해 질 녘이 얼마 남지 않은 오후 시간이어서 시간을 정해두었다. 딱 1시간.
아이들과 남편은 수영장에서 연습한 실력으로 배틀에 돌입한다.
결국 남편 승!
남편은 한 번을 봐주지 않는다.
실력을 더 키워와라, 아빠 이기려면 더 많이 먹고 커와라,
음하하~ 웃으며 맘껏 놀린다.
아이들은 아쉬워하지만 난 몇 주 전보다 성장한 아이들 실력에 내심 만족스럽다.
모래사장으로 나와 물기를 털고 잠시 숨을 고른다.
하늘빛이 순식간에 달라져 있다. 노을이다.
매일, 평생을 봐도 질리지 않는 하늘은 매번 같지 않은 노을 색깔로 다가와 우리들 넋을 놓게 만든다.
노을과
행복은 항상 내
주위를
맴돌며
나에게 손을 내민다.
난 오늘도
그들의
손을 마주
잡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끝-
휴가 다녀오느라 글을 미처 쓰지 못해, 급한 대로 딸내미 글로 대신한다.
26살, 아직은 소녀감성이 살아있는 그녀의 삶이
그녀의 바람처럼 꼭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
너무 평범해서 더 공감 갔던 글,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 하니 우선 엄마인 내가 더 잘 살아야겠다는 의무감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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