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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a Dec 18. 2023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현재진행중이다

도전하는 것의 의미

2023년이 마무리되는 요즘, 한 해를 돌아보며 부쩍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주관적인 기준, 선입견 및 편견, 취향을 깨버리고 도전하면 삶이 무척 즐거워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올해인 28살을 마무리하며, 이번 연도가 내 인생의 최대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정말 굉장한 발견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취향이 항상 곧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왜냐면 나는 도전을 꺼리기 때문인데,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시도해보려고 하면 무조건 겁부터 났었다.

그래서 자전거는 넘어지면 다칠 것이니까, 인라인스케이트도 넘어지면 다칠까 봐 무서워서 시도는 해봤으나 한 두 번 하고 겁이 나서 포기했었다. 그래서 난 성인이 된 지금도 자전거 하나 타지 못한다. 

그뿐이랴. 먹기 싫어하는 음식이 엄청나게 많다. 취향이 너무나 확고했다. 오죽하면 회사 분들이나 친구들이 너는 가리는 음식이 너무 많다고 할 정도다. 남들이 좋아하는 보편적인 음식(예를 들면 삼겹살)도 싫어하는 음식이 많아서 다들 특이하다고 했다. 게다가 내가 이건 싫어하는 음식이야라고 뇌에서 명령을 내려, 도전하기가 무척이나 꺼려졌다. 나만의 선입견과 취향이 확고하여 다들 예민하다고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나를 인식하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에 아주 기발한 발견 하나를 해서 너무 행복했다. 나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이주 전 심한 감기에 걸리고 나서 오전에 들르는 스타벅스에서 차가운 음료를 시킬 엄두가 나지 않아 따뜻한 캐러멜마끼아또를 시켰다. 근데 따뜻한 음료가 의외로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몸도 따뜻하게 해 주고 아침부터 따끈한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마시니 배도 부르고 행복해서 너무 좋았다.

그 뒤로는 항상 같은 메뉴(따뜻한 캐러멜마끼아또 or 따뜻한 블론드 바닐라 더블샷 마끼아또)를 주문하고 있다.


또, 도전해서 올해 이룬 최대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

나는 우선 운동이라면 매우 질겁하고, 운동의 '운'자도 싫어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여동생이 최근에 안 하던 필라테스를 배우더니 허리가 아팠는데 통증이 싹 사라졌다는 것이다. 동생이 허리 디스크가 터져서 약을 먹는데도 후유증이 있고 관리도 까다로워 매우 고생하는 것처럼 보였던 기억이 있다. 나도 최근에 허리가 아픈 데다가 어렸을 때부터 몸에 타고난 근육이 없어 비실비실하던 나는 속근육을 단련하고 싶었다. 그래서 3월에 필라테스학원을 알아보다가 알아본 지 하루 만에 등록을 했다. 사실 등록한 날부터 두려움이 컸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못할 거야'라는 부정적인 생각만 했다. 나는 최대그룹인원이 최소화된 필라테스학원을 등록했는데 등록비가 비싼 편이어서 괜히 돈낭비만 할까 봐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웬걸, 따라 하기는 당연히 처음에 어려웠지만 할수록 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고, 몸이 가뿐해졌으며, 퇴근한 후에도 운동을 해낸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주 3회씩 가는 달에는 배에 11자 복근도 가끔씩 생겼다. 주 2회씩 했는데 나에게 아주 잘 맞는 운동이었고 지금은 시간 내서라도 꼭 가려고 하며, 시간 될 때는 이젠 주 3회도 가고 있다. 아마 필라테스는 내게 아주 잘 맞아서 내가 나이 들어도 될 수 있는 한 계속할 운동일 것이다.


운동을 시작한 시기에 부업도 도전했다. 퇴근하고 평일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았다. 다행히 집 건물 1층에 있는 맥주집에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었다. 8시부터 시작이라 퇴근하고 쉬다가 가면 딱이지 싶었다. 결론은 4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하고 있으며, 조리경력이 거의 전무한 나도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였다. 물론 새벽 1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격일로 하기 때문에 피곤한 것도 금방 적응되며 일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일하고 있으며, 집도 가까워 조건이 좋아서 될 수 있으면 앞으로도 오래 일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돈을 시간 될 때라도 더 모으고 싶어서 시간이 아까워서 도전했지만, 용돈벌이도 쏠쏠하고 일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덕분에 돈 버는 재미까지 느끼는 중이다.


그리고 의도치 않게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이것도 내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이다.

나는 11월 어느 날, 평일 새벽 5시에 눈이 말똥말똥해져 일어나게 된다. 출근할 때까지 시간은 엄청 남았는데 잠은 안 오고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가 2주 전 일찍 일어났을 때 쿠폰을 쓰러 스타벅스에서 아침 8시쯤에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떠올라 나는 스타벅스 오픈시간을 찾아보았다. 바로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가 오전 6시 30분에 오픈한다고 써져 있었다. 다른 곳은 이렇게 일찍 안여는 것 같았는데 행운이었다. 그래서 준비하자마자 스타벅스로 향했고, 나는 여유롭게 스마트폰을 보면서 쉬다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그동안 시간 내서 못 봤기 때문에 읽다가 출근을 했다. 해보니까 너무나 아침부터 여유롭고 좋았다. 일찍 일어날 때마다 이렇게 할 걸 하고 후회했다. 그런데, 이 기억이 너무 좋았는지 나는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일찍 일어나서 스타벅스로 향하게 되었다. 3번째 날에는 직원이 "오늘도 또 오셨네요, 어제의 데자뷰 같아요" 하며 나에게 친절하게 말을 걸기까지 했다. 평소에 나는 책을 좋아했지만, 평일에는 시간이 안돼서 읽을 수 없어 책은 주말에만 읽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월수금은 퇴근하고 알바, 화목은 운동을 하러 가거나 약속이 있거나 했기에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매우 바빴다) 그런데 내가 책을 정말 좋아하긴 하나보다. 아침에 스타벅스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는 재미에 빠져 버렸다. 새벽 공기도 너무나 상쾌하고 스타벅스 안의 조용하고 은은한 분위기도 한 몫했다. 덕분에, 나는 현재도 거의 스타벅스 오픈시간에 맞춰 매일매일 가고 있다. 도착해서 나는 오전부터 일기를 쓰고, 휴대폰도 잠깐 보다가 1시간 이상은 꼭 책을 읽다가 나온다. 나는 원래 시간 때우기용으로 책을 많이 읽었어서 소설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잘 읽지 않았던 자기 계발서에 푹 빠져버렸다. 내 몰랐던 취향을 발견한 순간이다.


요즘 푹 빠져버린 자기 계발서에서는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삶의 교훈이 있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분야는 달라도, 다들 얘기하는 것이 비슷하다고 생각돼서 놀랐다. 그래서 요즘은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부터 하자는 주의로 바뀌었다. 그래서 요즘 도전하는 것에 재미가 들렸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최근에 써보니 이렇게나 많았나 싶어서 놀라기도 했다. 요즘 내가 하고 싶은 분야는 발레다. 필라테스를 하다 보니 나도 어려운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발레도 내가 꼭 배워보고 싶지만 엄두도 못 내던 것 중의 하나였다. 그런 내가 이번주에 발레학원을 등록했다. 물론 시간이 빠듯하여 거금을 들여 토요일 1대 1 개인레슨으로 받을 수밖에 없지만, 등록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뻤다.  

그리고, 일본어를 잘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2월에는 후쿠오카로 여행을 가는데 내가 대학생 때부터 친한 일본인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한국말을 무척 잘해서 만나면 꼭 한국어로 대화를 한다. 그런데 나는 그 친구에게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어로 대화하게 되는 것이 항상 너무나 고맙고 미안했었다. 일본어로도 그 친구와 꼭 대화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그래서 일본어 회화 기본서를 구매했다. 후쿠오카에 갔을 때 그 친구와 일본어로 사소한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나의 목표다. 주말마다 시간 내서 일본어를 공부하려고 한다. 잘할 필요는 없지만 잘하지는 못해도 도전을 해보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아침마다 자기 확언을 항상 하는데 그중 하나는 작가가 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이다. 내가 매일매일 느꼈던 긍정적인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내 글을 읽은 사람들도 보다 더 좋은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 중 한 명이 되는 것이 나의 인생 목표다.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 것도 나의 도전 중 하나이다.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도전하는 것만으로 나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다.


매일매일 나의 취향을 발견하고 흥미를 찾는 것이 나를 살게 하고 있다. 사는 게 행복하고 즐겁다. 성취감이라는 도파민은 레벨이 최상이라고 한다. 이런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서는 도전이 꼭 필요하다. 그리하여, 나의 도전은 현재 진행 중이다. 나의 삶이 끝날 때까지 지금 나는 '안될 거야, 못할 거야' , '시간이 안돼' 이런 생각은 이제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나 흥미가 생기는 일이 있으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인생은 매일매일이 터닝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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