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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a Dec 18. 2023

추억을 먹고사는 사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 깨닫게 되는 것

나는 혼자 놀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남들에 비하면 약속을 많이 잡지 않는 편이다. 생각해 보니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하고 좋았다. 아이러니하지만, 내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남들에게 맞춰주는 것이 편하기 때문인데 이런 나의 모습 때문에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하고 좋았다. 혼자 다니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나는 혼자 있을 때가 행복한데, 그냥 혼자 있는 게 나의 충전 시간이다. 나는 주말이 오기 전부터 항상 설렌다. 무얼 할지 계획을 짜 놓는데, 지키지 못해도 상관이 없다. 혼자서 주말에 뭘 할지 계획 짜는 과정부터가 즐거워서 항상 계획을 짠다.

집에 있는 것도 좋고 나가서 노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밖에서 해본 건 혼자 영화 보기, 서점 가기, 카페 가서 책 읽기, 혼밥 하기, 혼자 쇼핑하기 등이다. 그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 것이다. 혼자 카페 가는 게 정말 재밌다. 원래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즘 카페에 가서 책 읽는 게 너무 좋아졌다.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 기가 막히게 집중력이 폭발한다.


요즘 자주 가는 카페는 내가 졸업한 대학교에 있는 개인 카페다. 학교 다닐 때 우리 학교 다닌 사람들은 모를 수가 없는 개인 카페였는데, 자리가 다 푹신한 소파로 되어 있어서 아늑하고 좋았다. 학교 다닐 때는 자주 가지 않았었는데 최근 다시 가보니, 학교 다닐 때가 생각나면서 너무나 정겨웠다. 그래서 요즘 주말이 되면 여기에 가서 3-4시간을 보내다 오곤 한다. 여긴 케이크가 유명한 카페인데 나는 케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케이크도 먹은 적이 없었다. 근데 갑자기 케이크가 먹고 싶어서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유명한 건 역시 이유가 있었다. 이 좋은 걸 학교 다닐 때 별로 누려보지 못해서 너무나 아쉬웠다.

카페만 가는 게 아니라 대학가에서 혼밥도 해보고 산책도 즐긴다. 졸업한 대학교를 천천히 거닐다 보면 대학교 때 추억이 뭉게뭉게 떠오른다. 이 길을 지나갈 때 어떤 노래를 들었는지, 어떤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이었는지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내가 다니는 학교가 이렇게 예뻤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쯤 되면 예상했겠지만, 내 대학 생활은 심심하기 그지없었다. 같이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은 몇 명 있었지만 동아리나 학회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항상 가는 곳만 가고 같이 어울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의 친구들하고만 만났다. 수업을 혼자 들을 때도 많았다. 지금 돼서는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았어도 괜찮었을 텐데 왜 이렇게 경험과는 담쌓고 지냈는지 후회하고 있다. 그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그 순간을 즐길 수도 있어야 했는데 28살 돼서야 너무 늦게 깨달았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나에 대해 많이 알아간다. 혼자 있을 때의 나는, 나의 본모습이다. 내가 그동안 뭘 좋아했는지 뭘 하고 싶어 했는지 알게 된다.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면, 혼자만의 시간을 꼭 가져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대학교 시절을 그리워할 때처럼 오늘 이 순간이 괴롭거나 힘들어도 그리워질 날이 꼭 올 것이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순간순간을 항상 음미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다음에 하면 된다'라고 미루기보다는 매 순간의 영감에 따라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 '이때 이걸 했어야 했는데'하며 과거를 후회하는 사람이 되지 말 것, 나중에 와서 돌이켜보면 이때가 아니면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사는 내가 되자. 깊게 생각만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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