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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Dec 08. 2023

3. 버찌적금을 깬 날

내가 사랑하는 버찌

2023년 8월 25일

올해 초, 나와 동생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며 버찌를 위한 적금을 만들었었다. 나중에 수술하게 되거나 병원비가 많이 나올 경우를 대비하여 만들었고 만약 출금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이사비용으로 쓰자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그 적금을 출금하게 됐다.




그 돈은 버찌의 마지막 병원비로 정산됐다. 애초에 그러한 목적으로 개설한 통장이었지만 출금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눈물이 났다. 왠지 기분이 안 좋고 슬펐다. 그래서 동생에게 그냥 사비로 나누어 내면 안 되겠냐고 물었더니 동생은 버찌가 몸이 안 좋은 상황에 대비하여 만든 계좌이고, 우리가 수중에 여유가 있어야 생활하는데 있어 덜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힘들 때를 대비해서 만든 적금이기 때문에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며 날 달래주었다.




<당시 카톡 대화내용>


동생 : 아마 이런 상황이 아니었어도 병원 가거나 수술했으면 썼을 텐데

동생 : 지금 버찌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얘기를 듣고 쓰려니깐 더 슬픈 건 있지...

*나 : 괜히 돈 꺼내니깐 눈물 난다...

동생 : 언니가 그렇게 말해서

동생 : 나도 지금 졸라 우는 중

동생 : 슬픈데 돈은 돈이고, 우리는 수중의 돈을 다시 잘 확보해야지

*나 : 버찌적금 계좌는 없애지 말고 계속 모으자

*나 : 마음이 안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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