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재미있었네^^
젊은 시절에 산에 오르는 자는 늙어서 산의 풍성함을 맛보게 된다.
쇼펜하우어
1979년에는 "진학"이라는 대학입학을 안내하는 월간지가 있었다. 그 내용 중에 대학생활의 성공요건으로 세 가지를 권장하였다: 가치관 정립, 공부, 연애.
연애를 제외하고 가치관과 공부에서는 만족스러웠다. 부산교대에 다니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정리하고 싶다.
학생이니 공부를 잘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나는 그룹스터디를 만들어 해결하였다. 그리고 교회에서 배운 사교댄스도 도움이 되었다. 한편으로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여 도서관과 오르간실을 청소하였다. 부산시 장학금은 성적이 우수하여, 동창회장 장학금은 성적에 추가하여 학교 청소가 반영되었으리라 자평한다.
모든 일에는 재정이 수반된다. 하고자 하는 일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필요한 예산을 산출하자. 나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입학금과 교재비만 생각했었다.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학기 중에 교통비를 비롯한 기본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느낄 터인데. 미국 대학교에서는 신입생들에게 재정정보도 제공해 준다. 학비, 교재비, 기숙사비 등. 이 외 개인 생활비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학생들이 알 것으로 생각된다.
교대에 다니면서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하여 친구들과 스터디그룹을 결성하였다. 학교 시설을 청소하는 일을 봉사 서클의 회장 친구가 넘겨받아 주었다. 그리고 교대 입학 성적을 친구와 서로 허심탄회하게 터 놓았다. 졸업 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동기들과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있다.
한편으로 지도교수님께 상의드리는 기회를 갖지 못했으며 큰 장학금을 두 번이나 받고도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 그리고 장학금 수여의 과정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해 준 직원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하지 못하였다. 이렇게 본부 인사들과의 교류가 미흡한 부분이 사회생활에서도 이어져서 아쉬웠다.
나는 성인으로서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하여 '성아'라는 동아리에 가입하였다. 나를 이룬다(成我)는 거창한 의미였으며, 연합서클이었다. 부산교대뿐만 아니라 부산지역의 여러 대학교에 같은 이름의 동아리가 있었다.
이 동아리는 정기적으로 책을 선정하여 읽고 토론하였다. 주로 사회과학 분야의 도서였는데, 좀 어려웠지만 꾸준히 참여하였다. 이 그룹의 학생들은 나름대로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하여 노력하였고, 결과적으로 사회 현상에 대하여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였다.
졸업 후에 교사가 되었을 때, 학급당 학생 수가 많아서 가르치기가 힘들었다. 서클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함께 공부하기로 하였다. 대학 서클 활동의 연장이었다. 학술부장이 책을 한 권 선정하고 우리는 다방에 모여서 각자 맡은 내용을 발표하고 토의하는 형식이었다. 그때 공부한 책이 소집단 활동에 관련된 서적이었는데, 60명 정도의 학급을 소집단으로 구성하여 가르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다. 학생의 리더십을 키우고 학습훈련을 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 이 주제는 나중에 협동학습으로 발전되었다. 그리고 내가 교사와 교수 생활을 거치면서 교수법의 핵심 주제로 이어졌다.
부산시에서는 대학생들에게 세금으로 장학금을 지급하였다. 동창회장은 자기 재산을 기부하여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었다. 나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대학생 시기에 크게 위안을 받았다. 나도 미래세대를 위하여 기부하면서 살고 싶다. 재능과 재정으로.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교대 입학부터 교수 퇴직까지'의 연재를 마친다.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돌아보니, 40여 년의 기간의 생활을 33편의 글에 요약했다.
글을 쓰면서, 감사할 분들이 많았다.
부모님과 형제, 친척들.
아내와 아들, 며느리
교회 친구들과 학교 친구들
인생의 선배님들
나에게 베풀어 준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받으시기를
기도한다.
감사드리며,
이 모든 게 가능하도록 해 주신
창조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