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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a Jan 11. 2024

변화

평소처럼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자각했다.

내가 아프기 전과 후.

선을 그어놓았던 일들은 온전히 그냥 나였다는 것을.

어쩌면 아파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내 관심사와 성향이 바뀐 거다.



책을 잘 읽었던 나와 대충 글의 흐름만 읽는 나

노래를 듣기 좋아했던 나와 조용한 걸 좋아하는 나

걷기를 좋아했던 나와 방에 누워있는 걸 좋아하는 나

나 혼자 놀기를 잘하던 나와 심심한 걸 못 참는 의존적인 나

말도 많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했던 나와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나



내가 왜 이걸 몰랐을지 아직도 안타깝다. 그전까지는 과거의  내가 되지 못한 현재의 나를 미워했다.

'나는 왜 변했을까,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걸까. 왜 하필 나일까'

많이 후회하고 무기력하게 지냈다.


책을 읽다가 'Why not me?'라는 구절이 마음에 닿는다.

아직 나의 계절은 오지 않았다.

지국온난화로 날씨도 따뜻해졌으니 내 일상도 따뜻해지겠지.


오늘도 책을 피고.


알바몬을 켜고.


카페에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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