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관계에 대해
온점이 되고 싶다.
어느 상황에서나 점이 없으면
불안정하듯
무질서한 사회에서 나는
포용하고 믿음직한
온점이 되고 싶다.
느긋한 아침, 아무도 없는 방안에 시계 초침소리만 울려퍼진다.
어제는 지원했던 회사 채용 서류전형 발표가 나는 날인데 떨어졌다.
기분이 좋진 않지만 어떤 직무로 썼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타격감이 별로 없었다.
심심하고 돈을 버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 저기 알바라도 다녀볼까 하다가 또 지원한 회사 준비를 할 수도 있으니까라는 희망 때문에 섣불리 알바도 못하겠다.
회사를 다닐 때는 햇볓 따뜻한 날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찼는데
밖을 나와보니 햇빛 따뜻한 날에도 다들 일하고 있느라 놀아줄 사람이 없다.
이십대 후반이 할 장기알바는 구하기가 참 힘들다.
공장 주방에서 가사원 일을 잠시동안 했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팠다.
이게 맞는 걸까? 계속 할 수 있을까?
가사원 언니들은 자꾸 왜 회사를 나왔냐고 철이 없다는 말을 했다.
나는 괜찮은데 주변에도 걱정과 후회라는 말을 하니 점점 나도 그렇게 믿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긴 엄두가 나지 않고 휴일이 없던 11월로 돌아가기 싫다.
5일을 하다가 주방에 티오가 넘쳐서 그만해야 겠다고 통보를 받았다.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주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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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어디로 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