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 책방 # 64
얼마전에 이승희 작가님의 “기록의 쓸모”라는 책을 리뷰하면서
“별게 다 영감”이라는 책을 알게 됐다.
“기록의 쓸모”를 읽다가 받은 감동이 커서인지 바로 이 책을 구해서 읽었다.
책 표지 디자인이 너무 예쁘다. 아주아주 심플하면서도 한 눈에 확 들어온다.
요새 폰트에 관심이 있다보니 이 책의 “영감”이라는 폰트에 그대로 꽃혀 버렸다.
요즘에는 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책 제목이나 책 디자인 또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이승희 작가님은 하루하루의 충실한 기록자로 많이 알려져 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무언가를 함께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신다는 아주 밝으신 분이다.
본인 스스로 마케터라고 소개하시면서 이제는 마케터도 전문인만 하는 세상이 아니라, 누구나 다 마케터가 돼야 한단다.
개인이 콘탠츠가 되고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세상이다보니, 이제는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다 스스로가 마케터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나도 이제는 마케터가 되는 것일까?
업글할매 마케터! ^^
이승희 작가님께서 처음 인스타그램에 “영감계정”이라는 것을 운영할 때에는 그저 단순히 “아카이빙”을 위해서 였단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작가님의 영감계정에 팔로우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영감계정을 만들었다는 말에 힘을 얻어 그때부터 세상에 알리고자 하셨단다.
무언가를 알리는 데는 나름의 용기가 필요하듯이 “이런 것도 영감이야?…”라는 소리를 의식하지 않을 용기 또한 필요하다는 말씀이, 지극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용기!
정말 필요한 것 같다.
흑역사도 역사다.
- 별게 다 영감 -
이렇게 젊고 밝으신 작가님도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실 때 말도 많고 탈도 많으셨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재미없으니까 내려…
그게 뭐냐…
하품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진짜 내려야 하는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셨단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은 생각보다 내 것을 많이 안 본다는 것을 깨닫고는 “흑역사도 역사다“라는 기막힌 발상을 하고는 그때부터는 용기를 갖고 꾸준히 오늘까지 해오셨단다.
그때그때마다 떠오르는 영감을 잘 보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핸드폰이나 노트북 같은 것을 늘 가까이 두라고 하신다.
천만다행으로 나도 그러고는 있다.
밥 하다가도 갑자기 생각이 나면 항상 식탁위에 펼쳐놓고 기다리고 있는, 나의 사랑하는 아이패드에 대충 생각나는 것을 적어놓곤 한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이다보니까…
그러다가 영락없이 우리 집 양반한테 기어코 한 소리 듣는다.
밥 하다말고 뭐하냐고.
인생은 장비빨이란다.
지금 내가 가장 으시대고 있는 것이, 바로 나의 이 인생 장비빨들이다.
공부하는 데는 물심양면 도와주려고 하는 우리 삼식이 아저씨 덕분에, 지금의 내 책상에는 근사한 아이맥과 맥북이 있고,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인 아이패드와 그리고 아이폰이 있다.
일단 내 서재에 있는 장비만 보면 무슨 대학교 교수님 책상같다.
컴맹이었던 나는 어느정도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서부터 유달리 이러한 디지털 기기에 꽃혔다.
이어령 선생님께서 만드신 “디지로그”라는 단어는 내 인생의 명 단어로 늘 나와 함께하고 있다.
“디지털포메이션”이라는 단어또한 너무 멋지고 근사하다.
이 두 단어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인생은 장비빨이라는 말이 그저 허세만은 아닌 것 같다.
비록 컴맹세대에 아직은 기기 다루는 것이 많이 서툴지만 좋은 장비를 갖게 됨으로써, 더욱 더 열심히 하고 아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인생 장비랑 함께하니 좋은 영감도 더 떠오르고 글도 잘 써지는 것 같다.
유독 연장을 좋아하는 팔십대 맥가이버인 우리 집 양반이, 늘 좋은 연장만 나오면 욕심을 내는 것이 참 이해가 안됐는데, 막상 내가 이렇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다보니까 이제서야 남편을 이해하게 됐다.
이제는 남편이 새로운 연장을 갖고 싶어하면 아무말 없이 장만해 준다.
이 다음에 나올 애플 신제품을 속으로 살짝 기다려보면서.
영감을 얻으려면 무엇보다도 태도가 중요하단다.
사전적으로는 영적인 감각을 느끼는 순간이 영감을 받았다라고 한다. 이런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늘 이런 것을 흡수하려는 태도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태도가 중요한 것이란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는 순간에도 늘 감탄하고 감동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말라고 하신다.
우리 세대는 너무나도 보수적이었다보니, 매사에 진중해야하고,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고 배워왔다.
그러다보니 칠십대라는 나이에도 매번 감탄하고 놀라고 감동받는 나를, 우리 집 양반은
영 못마땅해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제부터의 나의 새로운 인생은 영감을 얻기 위해서라도 있는대로 리액션을 취하면서 살아가련다.
작가님 말씀처럼 호들갑을 떨어야 영감도 잘 따라와준단다.
할배라고 불리는 그런 영감이 아닌, 세련된 나만의 감각적인 영감을 위해서, 오늘도 나는 영감을 얻으로 떠나야겠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는 재미는
재미중의 재미!!
(별게 다 영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