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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Apr 08. 2024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김선영)

업글할매 책방 이야기 #68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이 책은 글쓰기 관련 책 집필과 강의를 하고 계시는 김선영 작가님이 ​자신의 팔사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문장 30개를 뽑아서 소개한 책이다.

글쓰기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무조건 한 번씩 도전해 보는 것이 바로 이 필사인 것이다,

김선영 작가님은 이 책에서 나오는 30개의 문장을 필사해가면서, ​글쓰기 루틴을 만들어 문장 표현력도 기르고, 작가로서 가져야 할 인간미를 함께 고민해 보자고 하신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에서 가져왔음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람이 이런 문진이라는 아주 예쁜 도구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처음에 문진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왜 나는 병원에서의 의사선생님의 문진이 생각이 났을까?

참 못 말린다.

눈이 잘 안 보이기 시작하면서 종이 책의 작은 글씨가 힘들어, ​아이패드에서 앱을 다운받아 e-book으로 보기 시작한지 꽤 오래됐다.

내가 보기에 편한 상태로, 글자 크기나 종이 색까지도 나한테 맞출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몇 년전에 제법 큰 사고로 오른 손가락을 거의 다 다쳤다. 그때부터 온전히 손가락을 제대로 쓸 수가 없어서,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던 손글씨를 마음놓고 쓰지를 못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아기자기하고 예쁜 문구류를 만날 기회가 저절로 없어진 것 같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작가님의 문진과 바인더라는 것이 너무 예뻐서, ​가끔 종이책을 읽을 때 쓸려고 얼른 책도 다 읽기 전에 구매부터 했다.

이것 역시 장비빨이다.


글쓰기라는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쉽고 빠른 문이 필사라고 김선영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난 글쓰기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조차도 안 한 상태에서, 그냥 무조건 오랫동안 필사라는 것을 했었다.

책을 읽다가 그때그때 멋있는 문장을 만나게 되면 ​잊어버리기 전에 저장이라도 해두자는 생각에, 무조건 그대로 배껴쓰기만 했다.

김선영 작가님의 말씀에 의하면 나도 잘 쓰고 싶다는 바람으로 필사를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무조건 쓰기 시작했던 나의 필사라는 것도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알게 모르게 그런 바람이 깔려있었나 보다.

작가님이 주장하시는 것처럼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기본인데, ​다행히 이 기본은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잘 쓰고 못 쓰는 것을 떠나서 일단은 매일같이 책을 읽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고 있다.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랑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면, 그야말로 엄청나게 발전을 했다.

 

내가 좋아하면서 지키려고 하고 있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 >를 위해서 나름 열심히 노력은 하고 있다. ​필사의 덕분인 것 같다.




책을 잘 읽지 않는 남편을 꼬드겨서, 매일 밤 한 단락 분량의 필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는 김선영 작가님의 말씀에, ​이런 남편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와이프가 같이 하자고 하면 같이 하는구나.

참 보기 좋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1장 : 글을 꾸준히 쓰는 데 필요한 습관
2장 : 훌륭한 문장에 담긴 표현 기술
3장 : 글쓰기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
- 구양수 -


너무도 유명한 송나라 구양수의 말이다.

모든 진리가 다 그렇듯이 이 진리 또한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를 않는다.

김선영 작가님 말씀처럼 책은 책장에 고이 모셔놓을 것이 아니라, 자꾸만 꺼내서 읽고 또 말로 꺼내 보라고 하신다.

입술로 소리 내어 책에 대해 말하다 보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더 몰입을 잘하게 되고,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는 작가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본다.

북토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더 깨닫게 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그러고 나서 이렇게 여럿이서 모여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사색의 공간도 넓힘과 동시에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욱더 깊어진단다.

그래서 북토크라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고 필요한 것 같다.

어제 모처럼 가족들이 모였다.


늘 모이면 항상 하는 말들이 거기서 거기였는데, 어제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

이제 간신히 책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며늘애한테,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을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것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제법 고상한 대화들이 오고 갔다.

이제서야 나를 조금이라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신났다.

조금이라도 내가 아닌 남한테 이런 식으로라도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지그동안 열심히 책을 읽은 보람이 있었다.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하루 종일 떠들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이다.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있는 대로 기운 빼고 있던 사람이 책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살아났다.

에너지를 받은 것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이런 소중한 에너지를 많이 사람들이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에서 가져왔음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에서 가져왔음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에서 김선영 작가님 다운 기막힌 비유의 글이 나왔다.

평소에 너무도 존경하고 좋아하는 김훈 작가님의 “연필로 쓰기”의 명 문장을 ​김선영 작가님의 입장으로 바꿔 보신 것이다.

얼마나 멋지고 재미있던지…

이래서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 깨닫게 된다.

< 연필로 쓰기 >에서 김훈 작가님은 아직도 원고지에  연필로 꾹꾹 눌러쓰신단다. 김훈 ​작가님만의 멋진 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연필이 김훈 작가님의 글쓰기 도구였다면 ​84년생 김선영 작가님한테는, 노트북이 최고의 글쓰기 도구인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다.

지우개 가루가 쌓이면 하루가 지나갔다는 김훈 작가님과 ​과자 부스러기가 쌓이면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김선영 작가님.

두 분 모두의 세계가 너무도 멋지다.

난 과연 무엇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연필도 안 쓰고 과자 부스러기도 없다.

그저 밤이 오면 오늘 하루가 또 갔구나 한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함께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버킷리스트에 “내 이름으로 책 내기”를 담아둔 사람이 의외로 많단다.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존재의 흔적을 남기려는 그런 애씀이라고 김선영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작가님의 말씀처럼 꼭 거창한 의미를 담지 않더라도 유일무이한 나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라니, ​생각만 해도 너무 멋지고 근사한 일이다.

책 쓰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단다.

외로움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드는 일이라고 작가님은 이야기해 주신다.

강원국 작가님의 말씀처럼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책을 쓴다는 말씀이, ​오늘따라 유난히 가슴이 시리도록 더 와닿는다.

작가는 그렇게 쉽게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단지 책을 쓴다는 생각보다는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너무 좋고 행복해서, ​그냥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나의 버킷리스트 1번은 꼰대가 되지 말자이다.

아마도 이 리스트는 당분간은 변할 것 같지 않은데, 작가라는 그 힘든 여정의 길에 왜 한 발 들이고 싶어 하는지, ​왜 주제 파악을 못하고 계속 설레고 있는지, ​뭔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우리 집 양반 말대로 지나가는 개가 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 개가 지나가다가 나를 보고 웃으면 가까이 가서 보담아 줄 것이다.

누군가 자기계발의 끝판왕은 “책 쓰기다”라고 했단다.

김선영 작가님은 책을 쓰면서 성장하신단다.

책을 쓸 때마다 작가님의 부족함을 마주하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애쓴단다.

애쓴 만큼 더 자란다고 하시는 작가님의 말씀에 깊은 울림이 있다.




보통 필사 책이라고 하면 오래된 해외 고전이나 명언들이 많은데, ​이 책은 젊은 작가님답게 요즘의 책에서 뽑은 문장이 많다.

젊은 사람 예찬론자인 나는 그래서 더 신선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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