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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상진 Feb 22. 2024

제12회 위스키 클래스 - 멕켈란 어디까지 알고 있니?

오늘은 멕켈란 클래스를 진행하였다.

목감기에 걸려 몸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고, 목소리 또한 나오지 않았지만 위스키를 배우고자 신청한 사람들을 위해 클래스를 준비하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클래스 구성은 멕켈란 안에서도 더블캐스크를 활용한 멕켈란 12,15,18년을 비교 시음하는 자리이다.

사람들은 위스키를 생각하면 발베니,발렌타인,멕켈란 이렇게 3가지를 항상 떠올리며,

한 번쯤은 마셔봤다고 하지만, 멕켈란에 대해 간단한 정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우리가 가장 흔히 보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멕켈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멕켈란은 하일랜드 그중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위스키이다.

하일랜드는 고지대를 의미하며, 계곡이 생기기 쉬운 지형을 이점으로 대부분의 증류소가 위치해 있다.

그중 스페이사이드는 스페이 강을 시발점으로 해당 강물을 증류소의 수원지로 사용한다.

그 중심에 위치한 곳이 멕켈란 증류소이다.

이름의 어원은 '멕' 게일어로 비옥한 토양을 의미하며, 뒤에 '일란'은 수도사를 의미한다.

여기서 신기한 게 대부분의 위스키의 시초는 성직자들인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생명의 물이라는 말도 유래되었다고 한다.

멕켈란 증류소는 1824년에 공식적으로 설립되어, 특별한 이슈없이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다.

많은 콜라보를 통해 위스키의 가격이 천정부지를 넘었고, 기본적으로 항상 맛있는 맛을 유지하며 지금까지 변함없이 안정적으로 꾸준한 맛을 내고 있는데, 여기에는 멕켈란의 6가지 생산원칙이 작용한다.


1. 이스터 엘키스 하우스 '멕켈란의 메인로고, 300년이 넘는 시간을 담고 있다.'

-300년 동안 상징성 있는 공간을 꾸준히 관리하며, 유지해 왔다는 것은 본인들이 그만큼 전통성을 고수한다는 의미

2. 작은 증류기, 과거 증류기를 그대로 사용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작은 것으로 과거의 전통과 장인정신을 그대로 간직

3. 최고의 오크통

-우드매니저, 나무를 다루는 최고의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최상의 오크통을 유지

4. 최상의 컷

-2차 증류를 마친 증류액 중 최상의 16%만을 담는다.

(보통은 30%)

5. 천연색상

-인공색소를 가미하지 않아, 오크통에 숙성된 자연 그대로의 색상을 유지

6. 탁월한 맛과 향

-2,3천 가지 샘플을 만들어 최고의 조합을 만듦


정리해 보면, 멕켈란은 전통성과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엄격함을 앞세워 항상 기본에 충실한 맛을 내고 있다.

추가로 셰리 오크통을 잘 쓰기로도 유명한데, 스코틀랜드의 전체 셰리오크통 85%를 멕켈란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세리에 진심이다.

셰리는 주정강화 와인으로 일반와인에다가 브랜디를 혼합한 와인인데, 도수가 높고 보관이 용이해 해당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을 수입해 위스키를 숙성한 것을 '셰리 위스키'라 이해하면 편하다.

이렇게 셰리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하며, 멕켈란은 돈방석에 앉게 되었으나, 최근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셰리 오크통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 것이다.

심지어 과거에 숙성했던 원액들이 조금씩 부족해지고 있다는 말이 도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 마실 '더블캐스크'라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기존에 사용하는 유러피안 올로로소 셰리 오크통은 그대로 쓰되, 아메리칸 셰리오크통을 추가 사용한 것.

아메리칸 셰리오크통에 들어가는 와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나, 결국엔 셰리 오크통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12,15,18년을 숙성시킨 멕켈란 더블 한 번 시음해 보자.


멕켈란 12년 더블, 개인적으로 멕켈란 12년 셰리보다 덜 스파이시하고 부드럽다 생각한다.

결국 둘 다 셰리 위스키지만, 아메리칸 오크통을 사용해서 그런지 조금은 달콤한 맛이 가미되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다.

수강생들 역시 멕켈란 12년 셰리보다, 더블을 더 부드럽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향은 셰리가 과일의 향이 더 풍부하지만 맛은 12년 더블의 압도적인 승리.

이제 15년도 맛보도록 하자.


멕켈란 15년 더블, 12년이 3가지 타입의 숙성 방식이 존재하는 반면 공식적으로 15년은 더블만 존재한다.

15년은 정말이지 부드럽다. 약간 군더더기가 없는 맛?

뭔가 셰리 위스키라 하기에 과실향과 쿰쿰한 세리의 향이 부족하지만, 튀지 않고 부드럽게 마시기엔 최고의 위스키인 것 같다.

수강생들도 12년보다 15년을 더 맛있어했다. 1가지 특징이 스파이시함이 덜해서 좋다는 점. 기본적으로 과일향이 매우 많이 나고, 피니쉬 또한 짧은 느낌이라 했다.

호불호가 매우 없는 위스키에 속했다.


멕켈란 18년 더블, 15년에서 추가로 3년 더 숙성된 위스키가 큰 차이가 있겠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위스키 같을 정도로 분명한 맛의 차이를 띤다. 더 달고, 청사과의 향이 강하며 정말 맛있다는 말이 나오는 위스키. 수강생들 또한, 18년을 대체할 맛은 없다고 하였다.

12,15,18년 3가지 중 최고의 위스키는 압도적으로 18년의 승리였다.

보통 고 숙성일수록 맛있다는 논리가 항상 통하지 않지만, 멕켈란은 확실히 고 숙성이 맛있었다.


이번 클래스를 준비하면서, 멕켈란의 위상이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점점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물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개인적으로 구매하기는 꺼려지는 위스키

전세게에 많이 팔리는 위스키임은 분명하지만,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상업적인 이미지가 매우 강했고, 마스터 디스틸러의 부재, 예전 같지 않은 셰리의 맛이 그 이유였다.

개인적으로 멕켈란을 매우 좋아하는데, 멕켈란이 물론 예전에 비해 맛이 덜한 것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점점 더 많은 다양한 위스키를 접하기 쉬워졌고, 사람들의 특별한 맛을 찾아내고자 하는 욕심이 반영된 건 아닐까? 한다.

내가 본 위스키 애호가들은 위스키를 마시면 마실수록자극적이고 새로운 맛을 느끼려고한다.

가끔은 기본적인 발베니, 멕켈란, 글렌피딕과 같은 기본적이면서도 담백한 싱글몰트 한잔을 마셔보는 건 어떨까?

사람들은 멕켈란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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