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지만 하루 한 편 글쓰기를 얼추 3주 넘게실천해온 것 같다. 그런데 또 다시 슬슬 내 글에 대해 스스로 시큰둥해지는 증세가 재발하는걸 느낀다. 세상에 읽을거리 볼거리가 얼마나 넘쳐나는데 나까지 거기에 아무런 반향도 감동도 없는 글을 보탠단 말인가! 용케 이어왔다만 또 슬럼프에 빠질것 같은 조짐이 감지된다. 위기다. 시차가 7시간인 스페인에서는 어떻게든 한국과 같은 날 동안 올려봤다만 8시간 시차가 나는 포르투갈에 오니그 강박마저 깨져버렸다.
시차와 상관 없이 나의 하루를 내가 있는 곳을 기준으로 삼아야겠다. 시간으로부터, 성실성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잘 써야겠다는 부담감으로부터 제발 좀 자유하자. 대서양을 향해 유유히 흘러나가는 도우루 강처럼 그렇게 자연스러운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