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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추장와플 Nov 01. 2024

최애 밴드 Avishai Cohen 트리오 콘서트

재즈계의 나훈아, 아비샤이 오빠의 공연(저렴 표현주의)

어제는 우리 집 베짱이님과 함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쨔즈계의 나훈아, 아비샤이 코헨이라는 재즈뮤지션의 공연에 갔다 왔어요.


일단, 음악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은 저의 말투와 비유에 놀라지 마시길 바랍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우리 집 베짱이 쨔즈 뮤지션의 서당개 16년을 보내며 좋은 음악을 들을 기회는 많았지만, 귀까지는 잘 왔다가 제 머리를 한 번 거쳐서 나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비샤이 코헨이 누구냐, 스라엘 출신의 베이시스트이며 재즈계에서는 대중성과 음악성을 인정받은 뮤지션입니다. 대부분의 재즈 뮤지션이 악기만 다루는 것에 비해 노래까지 소화하며, 아비샤이 오빠는 꿀렁거리는 특유의 동작과(국내 재즈씬에서 소개된 것을 읽어보니 관능적이라는 표현을 쓰던데요, 흐음... 저에게는 꿀렁거림으로 느껴지던데), 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압권입니다. 상대적으로 청중들이  비교적 소화하기 쉬운 멜로디로 재즈뮤지션 중에서는 티켓파워가 상당하고 대중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닙니다. 여러 면에서 나훈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요. 저는 즉흥재즈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해하기 너무 난해해서 연주자들만의 리그가 되고, 저의 정신은 우주밖으로 탈출하여, '나는 누구, 여긴 어디?'가 되기 때문이죠. 아비샤이오빠는 재린이들에게도 친절한 음악을 연주합니다.


청중들의 나잇대도 나훈아 콘서트와 비슷

공연을 기다리며 청중들을 훑어봤더니, 나훈아팬들의 나잇대와 비슷했습니다. 역시 쨔즈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취향으로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아비샤이오빠의 콘서트는 이번이 세 번째였습니다. 첫 번째는 저희 집 근처에서 열리는 jazz middelheim이라는 페스티벌이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석합니다. 그곳에서 평생에 못 볼  다이앤 리브스, 브래드 멜도, 칙 코리아와 같은  귀한 뮤지션들을 보았습니다.  

우리동네에서 하는 jazz middelheim festival

에스닉한, 정선 아리랑 같은 심금을 울리는 중동스타일의 민요를 부른 아비샤이 오빠에게 빠져들었습니다. 그 후로, 앤트워프시 교향악단과 함께 오케스트라 + 아비샤이 코헨 트리오 공연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요, 엄청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웠죠. 거기에서 새로 합류한 드러머인 저 핑크머리 드러머를 보게 되었는데 이름은 Roni Kaspi이고 2000년 출생입니다.  이 핑크머리 언니를 보고( 제 딸벌에 가까운 나이지만, 위기회 작가님 말에 따르자면 있으면 다 언니) 완전 반해버렸습니다. 아비샤이 오빠를 보러 갔다 로니언니한테 반해 돌아왔습니다.

로니 카스피 드러머언니. 멋지면 다 언니!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공연장이었으나, 6만 원가량 하는 아주 착한 가격에 꼭 가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에 아비샤이 오빠 트리오가 일본에서 공연을 했는데 티켓가격이 20만 원이었습니다. 6만 원이면 완전 거저죠.

확실히 공연장이 작으니 우리끼리만 있는 느낌입니다.  관객과의 소통도 잘 되고, 농담 따먹기도 잘 됩니다.


오늘도 핑크머리 로니언니가 한 건 했습니다. 베짱이님도 직업이 드러머인데 엄지 척을 날렸습니다. 24세에 저런 실력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체구도 작은데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엄청납니다. 굳이 제 저렴한 말로 로니언니의 연주 글로 옮기자면, 참새가 추수한 바닥에서 쌀알 골라먹는 가볍고 자연스러우며 리드미컬한 연주입니다. 어느 한순간도 과하지 않고,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습니다. 드럼 솔로에서는 엄청난 파워로 모두를 놀라게 했지요. 자연스럽고 가벼운 느낌도, 파워풀한 드럼도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언니, 너무 멋있습니다.


로니 카스피는 음대졸업연주를 녹화해서 아비샤이 코헨에게 보냈는데(아비샤이는 그 당시도 엄청 유명인), 그 녹화물을 보고 아비샤이오빠가 이런 인재가 다 있나... 라며 바로 연락해서 드러머로 합류했다고 합니다.


아쉬운 점은 티켓가격이 싸서 그랬나, 오늘은 아비샤이 오빠가 꿀렁꿀렁 만 하고 타령은 부르지 않았습니다. 아마 노래를 시키려면 출연료가 더 비싸서 티켓 가격이 올라가나 봅니다.


듣는 내내 소름이 돋고, 행복해서 헤벌쭉하고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가는 콘서트였습니다.


혹시 Avishai Cohen의 연주를 들어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인 아랍메들리를 밑에 올려드립니다. ( 한국에서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만 두 번 갔었네요. 한국 팬들 위해 단독 콘서트도 하면 좋을 텐데 ㅠㅠ, 일본은 가더니 왜 한국은 안 가욤?)


https://youtu.be/48_i5WS1Eic?si=wnlk93RvGarmfYQx

Arab Medly -Avishai Co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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