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여행지는 발리
이번 도착지는 Kuta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비치워크를 둘러봤다. 한낮의 태양이 거세게 내리쬐던 시간이라, 시원한 몰 안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피로가 풀렸다. ALO, 각종 서핑 브랜드, 선물 가게와 디저트 가게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매장 구성은 한국보다 훨씬 다채로웠다. 꼭 무언가를 사야 한다는 강박 없이 아이쇼핑을 즐기기에 좋았다. 돌아다니며 사람들 구경하고, 가벼운 디저트를 하나 골라 맛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이곳은 대체로 가격이 비싸다. 아이스크림도 마찬가지. 그런데 2층에 위치한 아이스크림가게가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다. 보면, 현지사람들로 가득한 곳이다.
식사 후 나오던 길, 편의점 앞에서 만난 발리니즈 아저씨가 꾸따비치는 선셋을 봐야 한다고 했다. 같이 가자는 제안에 거절 후 비치워크로 왔다. 바리바리 챙겨 온 카메라에 담을 생각에 설레는 맘으로 꾸따비치로 향했다.
다양한 바다를 만나왔지만, 꾸따비치는 특유의 바이브가 있다. 다양한 국가와 종교, 연령이 뒤섞인 사람들이 바다를 즐긴다는 점이다. 이슬람과 히잡, 서양 관광객, 현지인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내게 이색적이다.
꾸따비치는 서퍼들로 가득한데, 파도가 길게 밀려와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고, 경험 많은 강사들이 저렴한 가격에 강습을 진행한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오후 4시 반, 아직 햇살이 강했지만 태닝 하기 적당한 기분 좋은 온도였다. 모자를 주섬주섬 쓰고 파도를 바라보며 걸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도, 그냥 바다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이곳을 만끽한다.
해질 무렵이 다가오니 사람들이 더욱 몰리기 시작했다. 붉은 하늘과 파도 소리가 어우러지는 광경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선셋 아래에서 서핑하는 서퍼들을 보면 꽤나 낭만적이다.
선셋은 늘 기대 이상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해가 지기 시작할 때, 붉어지는 하늘의 초입부만 보고 돌아간다. 끝났다 싶을 때가 사실 하이라이트다. 해가 완전히 사라지고, 어둑해지기 직전이 가장 화려하다. 하늘이 마치 불타는 듯 붉게 물드는 그 순간, 주변 사람들은 거의 없고, 오직 바다와 하늘만 남는다. 꾸따비치에서 경험한 발리의 풍경과 사람, 그리고 선셋은 나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겼다.
일몰을 감상한 뒤, 공항 근처 호텔에 짐을 찾고 사누르 숙소로 이동했다. 고젝 오토바이로 약 30분. 바다는 언제나 좋지만, 꾸따비치는 특히 그 다양성과 선셋 덕분에 발리에서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꾸따는 발리에 왔다면, 어쩔 수 없이 지내야 하는 곳이기도 했는데, 그러기엔 멋진 선셋과 그 아래에서 서핑하는 서퍼들을 보는 재미와 그들 덕분에 갖춰진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점들, 자유로운 분위기가 매력적인 동네였다.
꾸따는 내게 발리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곳이다. 마지막날 아침에도 지인과 만나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지금 떠올려보면 수미상관처럼 갔던 음식점, 앉아있던 곳들이 같다. 아마도 발리에서의 첫날이 내게 좋았던 것이 분명하다. 또다시 발리에 찾게 되면 서핑을 배워서 오겠노라, 선셋아래 서핑을 즐겨보겠노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