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도, 인맥도, 결국은 내가 만들었다

나 같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서, 내가 먼저 시작한 일

by 예아라

책 원고를 쓰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나처럼 디지털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서로 경험도 나누고, 같이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근데… 여긴 제주잖아?
수도권처럼 활발하게 모임이 돌아가진 않더라고.

그래서,
내가 만들었어. 제주 디지털 노마드 모임.

문제는,
직업군이 비슷해도 하는 일과 방식은 전부 다르다는 거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지.

그래서 일단은
디지털 관련 책을 요약해 오고,
그걸 같이 보면서 토론하고 느낀 점을 나누는 방식으로
모임을 시작했어.

그게 우리의 첫 출발이었지.

그러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어.
개발자, 마케터, 예술가, 셀러, 강사, 사업가, 크리에이터까지—
각자의 방식은 달랐지만
우리는 모두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통해
자기 일을 하고 있었고,
그걸로 돈을 벌고 있었어.

모임원들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스터디도 하고, 인사이트도 나누고,
각자의 경험을 서로에게 전해주는
배움의 커뮤니티로 성장하게 됐지.

그러던 어느 날,
진짜 좋은 기회가 찾아왔어.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우리 모임과 제주 기업들을 연결해주는 지원사업 제안이 들어온 거야.

우리가 콘텐츠 제작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3천만 원 규모의 지원사업을 하게 됐고,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가 그걸 해낼 수 있었어.

예전에도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두 배, 세 배로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랬던 것 같아.

하지만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좀 달라졌어.

예전 같았으면
“돈 된다!” 싶으면 눈 돌아가서
쉬지도 않고 달렸을 거야.

근데 지금은 아니야.
나는 내 삶의 우선순위를 알고,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됐어.

모임 활동도 물론 값지고 소중하지만,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이니까
지금은 잠시 쉬어가기로 했어.

2024년 12월,
지원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우리 모임은 지금 잠깐 쉬는 중이야.

하지만 언젠가
또 다른 프로젝트나 관심사가 생기면,
아마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서 뭔가를 만들고 있겠지.

그때도 아마
지금처럼 욕심 없이,
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