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수 Nov 22. 2024

고사성어 365

11월 22일: 무재위지빈無財謂之貧, 학이불능행위지병學而不能行謂之病

11월 22일의 고사성어(327) - 진정한 부끄러움이란


무재위지빈(無財謂之貧), 학이불능행위지병(學而不能行謂之病).


* 재물 없음을 가난이라 하고, 배워 행동하지 않음을 병이라 한다.

* 《장자》 <양왕(讓王)>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과 원헌(原憲) 사이에 오간 대화의 일부다. 원헌의 집안은 가난하여 수양성(睢陽城) 안의 작은 골목 안에 살았고, 방도 매우 비좁았다. 초가집이었는데 쑥갓을 엮어 문을 삼았고, 파손된 독으로 창을 만들었다. 지붕에서는 비가 새고 바닥은 습기가 찰 정도였다. 하지만 헌원은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하루 종일 집 안에 단정하게 앉아 거문고를 켜면서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했다.

자공은 원헌과 공자의 문하에서 함께 공부한 동문이었고, 당시 위(衛)나라의 재상으로 있었다. 어느 날 자공은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마차에 올라 호위를 받으며 송나라에 살고 있는 원헌을 보러 요란하게 행차했다. 하지만 헌원의 집이 워낙 비좁았기 때문에 걸어서 그의 집에 들어가야 했다.

원헌은 그의 오랜 친구를 반겼는데, 해진 의관이지만 성의를 다해 차려입고 그를 맞았다. 자공은 낡은 옷을 입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망가진 신발을 신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문 밖으로 마중 나온 친구 원헌을 보고 냉소하며 말하길 “아! 자네 무슨 병을 얻었는가?”라고 물었다. 헌원은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재물이 없다는 것을 곤궁하다고 하나, 성현의 도를 배우는 것을 병이라고 할 수는 없다네. 나는 가난할 뿐 병을 얻은 것이 아니라네. 그러한 병은 세속에서 나쁜 물이 드는 것일세. 사리를 꾀하고, 사람을 위해 학문을 하고, 자신을 위해 가르치면서 인의(仁義)의 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지. 좋은 마차에 타고 준마를 몰며, 화려한 옷을 입는 이러한 것들이야말로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네!”


자공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러워하며 자신이 했던 말을 평생 후회했다고 한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무재위지빈(無財謂之貧), 학이불능행위지병(學而不能行謂之病).

도면. 원헌의 청빈한 삶과 그에 대한 담담함이 부유한 상인 자공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초상화는 원헌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11월 22일

- 정위전해(精衛塡海)

- ‘정위새’가 바다를 메우다.

https://youtu.be/apHxZvCK3vk

작가의 이전글 고사성어 36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