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5분혁신.디지털&AI]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접속 권한이 없습니다.’ 25년을 바친 회사 로비 게이트에서 빨간 불이 켜진다. 어제까지 내 존재를 증명하던 사원증은 순식간에 쓸모 없는 플라스틱 조각으로 전락한다. 내 책상, 내 팀, 내 직함, 그리고 ‘나’라고 믿었던 모든 세계가 차단되는 순간. 그 적막 속에서 인간은 처음으로 벌거벗은 자신을 마주한다. 드라마 속 한 장면이지만, 직접 목격하게 될 서늘한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이 잔혹한 ‘로그아웃’의 과정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본다. 김 부장의 몰락은 표면적으로는 사내 정치와 세대교체의 결과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을 파고들면, ‘기능(Function)으로서의 인간’이 용도 폐기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문법에서 '직함'은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었다. 명함에 박힌 회사 로고와 직급은 개인의 능력과 사회적 지위를 보증하는 가장 확실한 징표였다. 김 부장은 거대한 시스템의 부속품으로서 오차 없이 작동할 때만 가치를 인정받았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성실하게. 김 부장은 그 효율성의 신화를 믿었다. 그 대가로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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