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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제이 Oct 21. 2024

하루 한편 에세이

<식집사 입문기>

   우리 집에 오래되고 유일한 화분이 하나 있다. 몇십 년도 더 된 단풍나무 화분이다. 이 화분은 내가 나중에 마당 있는 집을 사게 되면 그때 마당에 옮겨 심을 예정이라 이사 다녀도 애지중지 데리고 다닌다.

2023.11월 풍이의 모습

   우리 집을 스쳐 지나간 수많은 다육이와 꽃화분은 처음에는 잘 자라다가 이유 모르게 죽어갔다.


우리 집을 다녀간 많은 식물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챙겨줄 어린이는 없지만, 동네 대형마트에서 한 화분에 눈이 갔다. 고 녀석의 이름은 [석화]이고 별명은 [사막 장미]이다. 사막과 장미는 어린 왕자의 사막여우와 장미가 생각나는 이름이라 맘에 들었다. 그리고 집에 데려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새로운 녀석과 함께 집으로 왔다.


   식집사 입문기 시작!


<Day 1>

   녀석의 신상파악은 식집사의 기본 아닌가? 그래서 초록창에서 찾아봤다.



<Day 2>

첫날보다 잎이 더 넓어진 느낌이다.


<Day 3>

3일 차, 휴대폰 카메라를 가로모드로 찍어야 할 만큼 잎 하나가 더 커졌다.


<Day 4>

줄기 하나가 더 굵어지고 커진 것 같다.


햇빛 맛집이라는 소문을 듣고 친구 화분이 왔다.

(햇빛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잠시 요양 왔음)

<요양온 사막장미 친구>


<Day 5>

화분에 흙이 제법 말랐다.

촉촉하게 물을 주고 싶지만, 과습은 사막장미를 아프게 한다고 하니 조금만 더 참아보자.


<사이좋은 친구>

하루에 6시간 이상 햇빛을 봐야 한다는데,

5일째 돼서야 맘껏 햇빛 샤워를 했다.


매일 관찰하고, 관심 갖고 그러 초보 식집사의 정성을 생각해 이쁜 꽃을 피우겠지?


<a few months later....>

   어리고 작고 귀엽기까지 했던 사막 장미 한 쌍이 무더운 여름을 지내고 선선한 가을이 오기 시작하면서 급 노화를 맞았다.


   겨... 겨울을 잘 보낼 수 있겠지? 내년에 새로운 잎이 나겠지? 식집사 잘못 만나 죽는 건 아니겠지?

   앞으로 초보 식집사의 도전이 계속될 수 있을지 잘 지켜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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