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처음의 기억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 멈춰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 감정을 밖으로 보이지 않았다.
얼굴로도, 말로도 표현하지 않았다. 원래 그랬던 건 아니었고, 결혼 후 그렇게 변한 것이다.
처음에는 남편과 다투거나 문제가 있으면 친정 식구나 시댁 식구에게 말했었다. 하지만 내가 들은 대답은 위로가 아니라 탓이었다. 특히 친정 식구의 남편 험담은 듣기 싫었고, 시댁 식구의 남편에 대한 변명도 듣기 싫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는 내 약한 모습을 숨기고 싶었다. 그렇게 23년. 남에게 내 얘기를 하는 건 부끄럽고, 어려운 숙제가 돼버렸다.
기혼자의 처음은 그렇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위로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글로, 한 마디 따뜻한 말로.
특별히 거창한 단어를 쓰지 않는데도, 위로를 받는다.
요즘 내가 그렇다. 내 이름을 부르며, 내 글을 칭찬하고, 내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고, 내가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용기 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 때문에 내가 위로받는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처음 보는 내 글을 칭찬하는 따뜻한 말이 나를 변하게 만들고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었다. 내게 공개 글쓰기의 처음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