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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oon. 거친 까만 선을 감싸는 파스텔 크레용

나와 내가 만나는 미술심리 I ME ART. 

가끔 '내 판단이 잘 못 되었던 걸까?' 하고 후회하다 못해 화가 나는 때 있지 않나요? 이 감정이 주체가 안되지만 이미 올라와버린 감정을 모른 체 감추기엔 늦어버렸고, 어떻게든 마주하고 보내야겠지요. 


신경질적으로 my moon 노트를 꺼내어 동그라미를 그리고 거친 연필선으로 그어나갔지요. 이때 슬그머니 엉덩이를 들이밀고 엄마무릎에 앉은 아이가 슬쩍 엄마 펜슬을 잡아 쥐고 같이 채워가는 거예요. 사실 방금 전 감정을 최대한 억제한 채 아이와 대면하고 난 직후였는데, 아무래도 우리 아이가 나보다 멘탈이 강한 것 같아요. 하하.


책상 위 연필꽂이에 아무렇게나 꽂혀있던 몇 가지 안 되는 색의 색연필과 크레용으로 끄적이며 우리 둘은 그렇게 손바닥만 한 동그라미 감정그림 하나를 채워갔어요. 그러는 사이 끊어질 것처럼 경직되었던 마음이 스스르 부드럽게 말랑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게 미술치료사 엄마와 사랑둥이 8살 아이는 그림 안에서 화해를 합니다. 그리고 갈등 보다 더 나은 새로운 방법을 함께 찾아갑니다. 짧지만 강렬했고 인상적인 경험이었어요.


가끔 아이와 함께 그리는 마이문 my moon이 있는데, 아이와 함께 했던 그림은 따로 모아봐야겠어요. 내가 나와 만나는 사이에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으며, 그가 또 내가 둘도 없이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이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큰 회복과 성장의 힘이 되어줍니다.


다음에 또 다른 my moon으로 찾아올게요.

지난주에도 아이미아트 워크숍에서 많은 분들과 함께 my moon 작업을 했었는데, 그 후기담을 나눠봐도 좋을 것 같네요^^ 저의 마이문 작업을 다른 분들과도 함께 경험하고 마음을 만날 수 있다는데 정말 감사한 요즘입니다.




I ME ART. my moon. 240722. ⓒ

 

거칠고 신경질적인 까만 선들을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색으로 감싸 준 내 아들 고마워!

너로 인해 그림의 힘과 사랑의 힘을 또 한 번 가까이 느낀다. 





글. 2024.07.23.

그림. 2024.07.22.

I ME ART. 김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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