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스토리 스포일러가 없지만, 게임의 시스템과 진행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 [Rockstar Games]
18년도에 발매한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아니라 10년도 작품인 1편의 후기이다. 본 1편은 프리퀄인 2편에서 12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20세기에 접어들며 막을 내리는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존 마스턴은 정부의 협박에 떠밀려 과거에 자신이 속했던 갱단의 구성원들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 협력하고, 목숨을 건 총격전을 벌이기도 하는 등 폭풍 같은 사건에 휘말린다.
아름답고 장대한 세계에서 펼쳐지는 매력적인 내러티브는 플레이어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엔딩을 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메인 퀘스트와 필드 곳곳에서 도움을 원하는 서브 퀘스트를 이행하다 보면, 어느새 플레이어는 저물어 가는 서부 시대라는 배경과 자유를 갈망하는 주인공의 처지에 깊게 몰입하게 된다.
게임을 진행하며 빠른 속도감과 화끈한 총격전을 느끼고자 고성능 총기와 말을 얻기 위해선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를 얻기 위해 흥미진진한 금전 획득 루트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들판을 뛰어다니는 사슴, 늑대, 곰 같은 야생동물을 사냥하거나 약초를 채집하여 판매하기도, 마을 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어 그 대가를 받기도, 악명 높은 갱단을 소탕하여 현상금을 받기도, 도박에 빠져 크게 한탕을 노리기도 한다. 또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주위의 경관이나 구조물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언젠가 발견한 보물지도에 플레이어가 지나쳤던 장소가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서부 개척 시대라는 배경답게 주로 말이나 마차를 타고 이동하며, 이는 광활한 오픈 월드 필드와 조합이 훌륭하다. 말 위에서 서부의 황량한 들판과 주황빛 노을을 바라보는 순간이 즐겁고, 길 중간마다 배치된 다수의 인카운터에 마주하여 선택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승마의 재미는 분명히 있지만 하나 아쉬운 점도 승마의 조작을 꼽는다. 주변을 보기 위해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길을 따라 말을 제어하기 힘들다. 시선이 어디로 향하든 말이 자동으로 길을 따라가 준다면 좋았을 테지만 그러질 않아서 말의 진행 방향대로 시선을 반강제로 고정해야 한다.
특히 승마 총격전은 더 심하다. 지도 보고, 길 보고, 말 방향 잡고, 카메라 돌려서 조준하고, 사격까지 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나마 마차에 탑승하고 총을 조준하면 말이 길을 알아서 따라가는데, 말 위에 타면 그게 안 된다. 승마의 조작만 더 편했다면 서부의 아름다운 대자연과 총격전에 더욱 몰입하여 즐길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레드 데드 리뎀션 1, 2 [Rockstar Games]
아무래도 후속작인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이미 플레이한 유저들에겐 본 게임에 다소 실망할 수 있다.2편에 비해 1편은 여러 디테일과 콘텐츠가 부족함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본작도 한 해의 게임상을 휩쓸었던 역사적인 작품이므로,레데리 2라는 명작을 탄생시키기 위한 도전적인 빌드업이었다 생각하고 편하게 시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