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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PPY위피 Jan 23. 2024

Baby It's Cold Outside

집 데이트하며 보기 좋은 로맨스 영화 추천

이번 겨울에는 유독 눈이 많이 온다.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와 몇 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겪었다. 그리고 눈이 오면 어김없이 안전 안내 문자 알림이 온다. 


많은 눈이 예보되어 있습니다. 폭설과 도로살얼음으로 인한 차량 미끄럼 사고가 우려되니 되도록 외출 자제 및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십시오.


그럼 데이트는 어떻게 하라는 거지. 운전을 하기엔 머릿속에 한문철 TV에서나 나올 것 같은 오중추돌 사고가 떠오른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사람들 사이 비좁은 틈에서 더운 숨을 쉬어가며 약속 장소까지 향한다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체력이 떨어질 것 같다. 


그럴 땐 너는 네 집에서, 나는 내 집에서 데이트하자고 말하고 싶지만, 특별한 날에는 역시 얼굴 보는 게 좋으니 가장 최선의 선택인 집 데이트를 선택해 보자. 그리고 집 데이트의 필수품은 영화이다.


<집 데이트 준비물>

빔 프로젝터 혹은 티브이

OTT 아이디 (많을수록 좋다)          

좋아하는 음료&간식          


준비물을 모두 준비하고 소파 혹은 침대에 나란히 앉았다면 함께 볼 영화를 골라보자. 집데이트인 만큼 로맨스가 충분하고, 따듯해지는 필름을 아래 선정해 보았다.



엘리멘탈

Elemental(2023)

장르: 애니메이션, 모험, 판타지, SF, 로맨스

현재 시청 가능 OTT : 디즈니플러스


따끈따끈한 신작 영화이다. 작년 여름 입소문만으로 흥행한 픽사 영화이다. 부모님에게서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게 뭔지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엘리멘탈 속 두 주인공은 불과 물로 표현되며, 불과 물의 반대되는 속성은 두 사람의 거리감을 상징한다. 엠버(불)는 웨이드(물)가 자신과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함께 할 수 없다고 거부하지만 웨이드의 노력과 사랑으로 엠버는 자신과는 어떻게 해서도 다르다고 생각한 웨이드와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인다. 


엠버와 웨이드의 사랑에는 엠버가 부모님으로부터 정신적으로/물리적으로 독립하는 게 필수적인데, 픽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많은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 영화가 처음 입소문을 탔을 때, "사랑을 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영화"라는 평을 들었다. 사랑이란 얼마나 위대한지, 아름다운 시각 이미지와 음향으로 보여주는 영화 엘리멘탈이다.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장르: 드라마, SF, 로맨스

현재 시청 가능 OTT : 왓챠, 넷플릭스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명작 로맨스 영화 중 하나이다. 겨울에 어울리는 겨울 영화이기도 하다. 중학생 때인가 고등학생 때인가 워낙 유명한 영화이기에 시청하다가 감독의 현란하고 어지러운 연출 방식에 도중에 꺼버렸던 기억이 있다. 그 후 이상한 영화라고 기억만 하다가 최근 기회가 생겨 다시 끝까지 봤는데, 기억 속을 헤매는 연출 방식은 여전히 과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영화 자체의 메시지에 무한한 감동을 받아서 좋은 영화로 기억하게 되었다. 


충동적이고 감정 기복이 심한 여자와 조용하지만 고집 센 남자라는 조합의 커플은 성격 차이로 끊임없이 부딪힌다. 싸워도 사랑하는 건 변하지 않기 때문에 더 괴로워한다. 결국 너무 사랑해서 힘들기에 상대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까지 하지만, 운명처럼 다시 만나 또 사랑을 시작한다. 영화 끝에 가서 모든 진실을 안 여자는 우리가 다시 연애해 봤자 예전처럼 싸우고 상처받고 나에게 질릴 거라 말하지만, 남자는 한마디로 대답한다. "Okay."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는 남자의 모습에 여자 또한 허탈한 듯 대답한다. "Okay."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은 관객에게 연애란 무엇이고 우리는 왜 끝을 알면서도 연애를 하는가 질문을 던진다. 언젠가 서로에게 질리게 되고 헤어지게 될 텐데 왜 우리는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 걸까? 허물어질 기억이라도 우린 그 기억들을 소중히 여길 테니까,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2016)

장르: 드라마, 로맨스          

현재 시청 가능 OTT : 웨이브, 쿠팡플레이          


동명 소설 원작의 각색 영화이다. 여자주인공 루이자가 전신마비 환자 윌의 간병인이 되면서 로맨스 장르답게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인데, 윌이 기적적으로 치료된다던가 같은 희망적인 결말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미래 지향적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게 된다. 


평생 같은 마을에서 가족에게 헌신하던 루이자가 윌을 만나고 다른 세상으로 벗어날 준비를 한다는 점에서 엘리멘탈이 생각나기도 하다. 사랑 이야기지만 각자의 길을 서로 걸어가도록 지지해 주는 모습이 단순한 연애 감정을 넘어선 사랑의 무언가처럼 느껴진다. 둘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에도 성적 접촉이 거의 없는 것도 진정한 애정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만든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

The Theory of Everything (2014)

장르: 드라마, 로맨스, 전기          

현재 시청 가능 OTT :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스티븐 호킹의 전기 영화로, 아내와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이다. 스티븐 호킹의 아내 제인이 남편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부부애를 넘어선 아가페적인 사랑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미 비포 유의 상위 버전 로맨스 영화 같다. 그러나 미 비포 유는 마지막 결말에서 스포일러 하는 게 두 사람에게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스티븐 호킹의 업적을 따로 놓고 본다면 로맨스로서는 복잡하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게 부부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더 나아가 가족에게 미친 영향과 결국엔 서로 다른 사람에게 끌리게 된다는 점에서 씁쓸해진다. 마지막에 남는 게 부부의 사랑은 아닐지어도, 서로를 여전히 아끼는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화양연화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장르: 드라마, 로맨스          

현재 시청 가능 OTT : 티빙, 쿠팡플레이, 넷플릭스          


홍콩 영화인데도 어째서인지 겨울이면 떠오르는 영화이다. 불륜이어도 아름다우면 괜찮다?.. 네! 정말 아름다운 영화이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재밌게 본 커플이라면 잘 맞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큰 애정씬이나 두 주연배우의 접촉 없이도 사랑의 텐션을 느껴지게 하는 연출과 효과에 보는 이가 괜히 더 간지러워진다. 복잡한 스토리라인은 아니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사랑이란 무엇일까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고 주연 남녀의 사랑이 과연 옳은 것인지 한번 토론해 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과 영화 감상평을 나누는 것도 굉장히 좋아한다. 이번 겨울 추위로부터 피해 따듯한 집에서 연인과 함께 앉아 영화를 보고, 맛있는 걸 먹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걸 추천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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