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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쇼린 Dec 12. 2023

[EDU] 중국공립학교 - 차근 차근 시작하기

중국 공립로컬학교 입학하기 #1


12월의 상하이.


오전 6:30 첫째아이의 투정 소리가 시작된다.

마음 급한 엄마는 일어나지 않는 아이를 업어다가 화장실에 앉혀 놓고 또다시 아침을 준비한다.


오전 6:40 둘째아이의 더 큰 투정 소리가 시작된다.

한시라도 더 눕고 싶은 아이와 재촉하는 엄마의 실랑이속에 조용했던 집안이 들썩 거린다.


하루중에 가장 분주한 엄마의 등교준비와 세상에서 가장 여유로운 아이들과의 전쟁이 아침 30분 내내 일어난다. 


중국의 초등 공립학교는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간다. 멋진 교복은 아닌 운동복 형태의 교복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은 반드시 붉은 스카프(홍링징 红领巾)을 메고 학교에 등교를 해야 한다.


국가의 이념을 위해 목숨바쳐 싸우기도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목에 메고 있는 붉은 스카프가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고 있지만 그 의미는 중요치 않다. 붉은 스카프를 목에 메지 않으면 등교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중국공립학교를 다니던 순간부터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스스로 필터링 하기 시작했다. 

이야기 하지 않아도 나와 너, 나의 나라와 너의 나라를 확실히 구분해 놓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 등교하고 하교하는 순간은 중국어와 함께 하지만 집에 오면 한국티비를 보고 한국아이들과 같은 학원에 다니고 한국의 문화에 살고 있다. 그러니 지난 아시안게임 때는 한국과 중국의 국가대표 축구경기가 있었을때 한국을 목이 터져라 응원했고 한국이 승리하자 다음날 학교가서 애들한테 자랑할 생각에 기세가 등등 해졌다.




한국아이를 중국공립학교를 보낸 여러가지 이유중 가장큰 이유는 중국어 때문이다.

아빠의 회사사정으로 어쩔수 없이 중국에 살게된 아이들이 기왕이면 조금더 중국어를 잘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시작되었다. 처음 한국유치원에 다니던 아이들을 데리고 중국초등학교를 보내기 위해서 중국의 유치원으로 전학을 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것 중에 하나가 중국 유치원은 그냥 쉽게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였다.


중국 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위해서 아이들은 입학담당 선생님과 한쪽에서 게임을 가장한 중국어와 인지테스트, 부모들은 원장선생님과 담소를 가장한 면접이 이뤄진다. 우리는 외국인이라서 특별히 준비한 서류가 없었지만 중국인의 경우에는 유치원 전학을 위해서 집문서까지 들고가서 경제력을 확인시켜줘야 하고 아이들의 경우도 놀이에 가장한 테스트에 탈락하면 입학이 불가능하다.


외국인의 경우 특별히 준비한 서류가 없는 이유는 상하이의 사립유치원의 경우 상하이인의 학비와 외국인의 학비가 별도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둘째아이가 마지막으로 유치원을 졸업할때 한달에 냈던 학비가 대략 8,000위안 우리나라돈 144만원정도 였다. 한달 유치원 학비가 중국 대졸초임에 해당될 정도의 학비를 납부하니 특별히 집문서까진 들고가지 않아도 되는것 같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무리 외국인이라도 T/O가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 우리 두 아이 모두 한참을 대기하고 입학 할 수 있었다.

















(중국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보호자가 모두 등하교를 해주는데 아침에 유치원 정문에서 그날 점심과 간식을 매일 전시 해 놓는다.)




이 모든건 사실 중국의 공립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위함이였다.

중국 상하이의 공립학교 입학을 위해서는 유치원때 부터 학적 관리가 필요하다. 그 학적관리가 유치원때 부터 되어 있어야 초등학교 입학 시스템에 등록이 쉬워진다. 상하이의 초등학교 입학 시스템은 입학 전에 온라인에서 사진과 함께 등록하고 관련 서류들을 지정된 날짜에 지정된 장소에 가서 직접 확인을 받아야 입학시스템에 아이를 등록시켜 입학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유치원 단계에서 이미 아이가 등록되어 있다면 좀 수월 할 수는 있다. 그런데 등록은 쉽지만 서류인증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내가 어디에 살고 있다는 주숙등기와 영사관에서 받아야 하는 인증 서류들을 제외하고도 가장 특별한 서류는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살고 있다는 거주증명을 받는거다. 일반적인 주숙등기는 예전에는 파출소에 가서 했고 지금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지만, 동사무소같은 곳에 등록해야 하는 거주증명은 집주인과 함께 계약서등을 가지고 함께 등록을 해야 한다.


문제는 집주인이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해줄 수도 있지만 많은 집주인들이 꺼려한다. 자긴 그냥 임대만 주고 싶은데 뭐 영수증도 필요할것 같고 이 사람을 내집에 등록도 시켜야 하고 귀찮은 일이 발생한다. 또 만약 거주하는 집에 소유자가 공동소유라면 공동소유인 모두와 임차인이 함께 가야 한다. 처음부터 집을 구할때 이러한것들을 생각하여 입주 하였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집주인이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라면 비행기표와 호텔비까지 주고 상해까지와서 함께 등록한 케이스들도 주위에 여럿 있었다.


여러 어려움을 거쳐 온라인 등록까지 마쳤는데 다음은 더 큰 난관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첫째 아이의 경우에는 서류등록에서 서류들을 가져가도 현장에서 인증이 되지 않아서 별도로 거주지 교육국에 방문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어렵게 교육국에 방문했더니 담당자가 하는 이야기는 아이를 왜 중국학교에 보내려고 하느냐? 외국인이면 국제학교나 한국학교에 가면 되지 왜 중국 학교를 보내려고 하는것이냐는 것이였다. 중국에 왔으니 기왕이면 중국학교에 보내보고 싶다 하였지만 중국공립학교는 중국인을 위해서 만들어진것이지 외국인을 위한 혜택이 아니다라는 이야기 였다. 


아이가 시스템 등록에서 막힌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던 것 같다. 중국의 공립학교는 중국인을 위한것이다!

결국 교육국 담당자가 제시한 조건은 이러 했다. 시스템 등록 완료후 아이의 학교 지원에서 중국 사립학교를 지원할것! 그리고 만약 공립학교에 배정될때 중국의 농민공의 자녀들이 다니는곳에 배정되어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을것! 농민공 자녀학교가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나쁜 학교에 배정될 수도 있으니 공립지원은 절대 하지마라는 의미였던것 같다.


그런데 상하이의 중국사립학교는 그때는 지원이 아니라 모두 시험을 봐서 입학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담당자에게 "만약 사립학교 시험에 떨어지면 자동으로 공립으로 갈텐데 그땐 어떻게 해" 라는 질문에 아무 학교나 배정되도 토 달지마!! 그리고 각서 한장 쓰고 지원해! 라고 했다.


그리고는 서류통에서 빈 A4지를 꺼내주며 이곳에 아이가 사립학교를 지원할 것이고 공립학교에 어디에 배정되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쓰고 싸인까지 하라며 빈 종이를 내밀었다. "양식도 아니고 어떻게 적어?" 했더니 서류 뭉치에서 이미 다른 사람들이 쓴 내용들을 참고 하라고 잠깐 보여줬는데 이미 서명란에는 한국 이름들이 잔뜩 적혀 있었다.


이렇게 어렵게 서류등록을 마치고 결국 그때 살고 있던 동네가 아닌 바로 옆동네로 학교를 배정받아서 이사까지 진행했다. 상하이의 사립학교들은 스쿨버스가 모두 있지만 공립학교는 스쿨버스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도 곧 둘째가 중국 초등학교(소학교)에 입학 할때가 되니 또 시스템이 바뀌어 있었다.


다음 이야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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