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 캐논 변주곡 _가야금 버전
북위 70도 그 위에 자리한 노르웨이 북단 노스 케이프(North Cape)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보다 북쪽에 위치한다. 남쪽으로는 유럽 문명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그리스의 여러 섬들이 아직도 튀르키예와 으르렁거리며 위치하고 서쪽으로는 대성 양 연안 땅끝 마을 리스본에서 멀지 않은 카보 데 로카를 빼놓아서는 안된다. 동쪽으로는 발칸 반도의 여러 나라 중에서 로마 사람들이 가장 동쪽에 정착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의 루마니아가 있다. 이렇게 다양한 나라 37개국(러시아 불포함) 3개의 언어구조 라틴어 게르만어 슬라브어와 지중해성과 대륙성 기후대로 하나의 민족이 하나의 국가를 이룰 수 없었고 한 민족이 한 나라를 구성할 수도 없었던 왕조들의 얽히고설킨 역사가 있기에 되려 다양성의 이름으로 하나가 된 유럽의 문화적 토양이 있다. 그렇기에 종교적 결속력을 더욱 중요시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어느 시기를 정하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럽의 역사를 보면 동서남북 아귀들처럼 다툼이 많았고 조금 평안한 시기를 살펴보면 휴전기의 짧은 평화라고 보는 것이 옳을듯하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시기 중간의 전쟁이 아니라 다툼과 혼란기 사이의 짧은 평화가 맞는 게 아닐지!
그런데 그것이 다양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교류하고 문화가 역동적으로 혼합할 수 있게 일조했다. 그 지역만의 독특함을 넘어 타 문화를 접하고 접목해 더 나은 문화로 창달되었다. 바이킹들로부터 폴란드 남쪽 헝가리까지 전파되었던 남쪽에선 상상도 할 수 없었고 필요치도 않았던 의식주의 문화가 잉글랜드에선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남쪽 로마의 여러 문화가 선진이란 이름으로 승리자의 이름으로 전파되어 현지화되면서 유럽은 끊임없이 다양성 속에서 성장하게 된다.
문득 조선이 개국할 때의 상황과 비교해 본다. 이성계의 고향이 함경북도이고 정도전의 고향이 경북 영주 조준의 고향은 평양이다. 출신지를 열거한 이유는 조선을 건국했다고 알려진 걸출한 인물들의 고향이 북쪽 남쪽 그리고 중간지역에 다양하게 분포했다. 그 누구의 출신지역도 아닌 곳에 도읍을 결정하면서 다양성이 정 반 합하여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개국 당시에는 결국 한양 사람들은 권력층에 없었다는 간접증거가 된다. '한양 사람입니다' 하는 도성 안 출신이라고 불리는 사대문 안 사람들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다양성이 정체기를 맞이하여 국운이 기울기 시작되었다고 말하면 비약이 너무 심할까? 인구의 팽창시기 중간에 전쟁이 나지 않았다면 전염병으로 전쟁보다 더 비참한 현장이 연출되며 인류사의 발전을 멈추게 했던 역사적인 사실들을 보게 된다. 현대의 코로나 19 팬데믹도 비교할 만한 사례라고 본다.
전염병이 돌았기에 전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견해도 힘을 받고 있다. 전쟁 또는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의 이면에는 장원제도의 붕괴와 인건비의 상승 그리고 신학의 하위 카테고리인 기술이 과학으로 승격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 유럽은 지금도 EU 통합이란 이름으로 다양성을 확보하려 노력한다.
자본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인력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며 균형점을 찾아 오늘도 융복합되고 있다.
유럽의 역사와 현실에서 우리를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