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걸린 이모의 재산을 노린 조카(성년후견 개시 심판)
치매 걸린 이모의 양아들로 입적 후 성년후견 개시 심판까지 청구한 조카
의뢰인은 5남매 가정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의뢰인의 가정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하여 형편이 어려워졌는데, 장녀인 첫째 누나가 오직 가족만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며 부모님 부양은 물론 장남인 둘째 형의 대학원 학비까지 뒷바라지했다고 합니다.
의뢰인 역시 장남인 둘째 형의 학업을 위하여 중학교를 졸업한 후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집안의 부양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출처: freepik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형제들의 교류는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의뢰인은 부모님이 생각날 때면 미혼으로 홀로 지내는 첫째 누나를 찾아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고, 혼자인 누나가 걱정되어서 꾸준히 누나와 교류하면서 챙겨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 남매들은 큰 누이를 찾아오지 않았고, 막냇동생은 자신이 돈이 필요할 때만 큰 언니를 찾아왔다고 합니다.
첫째 누나와 유일하게 교류하던 의뢰인.
돈이 필요할 때만 찾아오던 막냇동생.
그러던 어느 날 의뢰인은 첫째 누나가 부동산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첫째 누나는 부동산 투자 관련 일을 했기에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이 매우 의아했다고 합니다.
이에 의뢰인은 첫째 누나의 상태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지 검사를 진행해 보니 치매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치매에 걸린 첫째 누나.
남매들의 성년후견인 지정 회의.
남매들은 첫째 누나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모여서 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남매들은 '첫째 누나에게 성년후견인 지정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 사기에 대한 취소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남매들은 장남인 둘째 형을 후견인으로 지정하려 하였지만, 장남 역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건강과 자산 상태가 양호한 의뢰인을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하자고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막냇동생이 이에 대해 반대하였지만, 대부분이 찬성했기에 성년후견 개시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출처: freepik남매들의 회의가 있은 후 며칠 뒤 의뢰인은 막냇동생의 아들인 조카(상대방)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내가 이제 첫째 이모 아들이니 찾아오지 마세요."
어이가 없었던 의뢰인이 첫째 누나의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보니, 상대방(조카)이 첫째 누나의 아들로 입적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상대방(조카)이 아예 첫째 누나의 주소에 전입하여 함께 동거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상대방은 의뢰인을 상대로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고, 첫째 누나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도 청구하였습니다.
"변호사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 당혹스러웠던 의뢰인은 법률사무소 윤헌의 상속 전문 변호사인 이윤환 변호사를 찾아오셨습니다.
의뢰인은 "조카와 막냇동생이 첫째 누나의 재산을 노리고 계략을 꾸미는 것 같습니다. 이미 조카는 첫째 누나의 양아들로 입양되어 유일한 상속인이 된 상태이고, 성년후견 개시 심판도 청구하였습니다. 또한 저와 첫째 누나의 만남을 막기 위해 접근금지 가처분도 신청한 상황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출처: freepik이에 이윤환 변호사는
"상대방이 이모의 유일한 상속인이 되기 위하여 입양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한 의뢰인과 형제분들의 반발을 막기 위하여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적으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이를 다퉈 가처분 신청 기각을 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의뢰인과 사건본인(의뢰인의 첫째 누나)이 교류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년후견 개시에 대해서는 찬성하되, 후견인으로 상대방이 아닌 제3자를 지정해 달라고 청구함으로써 상대방의 이모 재산에 대한 접근을 막고, 추후 성년후견 개시 결정에 근거하여 입양 무효 또는 취소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이윤환 변호사는 성년후견 개시 심판 사건에서
'자신을 후견인으로 지정해 달라고 청구한 상대방(조카)이 사건본인의 상속재산을 독점하기 위하여 치매에 걸린 이모(사건본인)를 기망하고 친족들의 동의 없이 단독으로 입적한 사실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사건본인(의뢰인의 첫째 누나)의 치매 상태를 인정하면서도, 후견인으로는 사건본인의 진정한 복리를 위할 수 있는 제3자로 지정하여 달라'
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출처: freepik결국 재판부는 사건본인의 성년후견 개시 결정을 하면서도 제3자를 후견인으로 선임하였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의뢰인을 상대로 신청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되었습니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 의뢰인은 "첫째 누나는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희생했는데, 그 결과가 이렇다는 것이 너무 참담하네요."라며 씁쓸해하셨습니다.
판결 결과
- 성년후견 개시 결정 및 후견인으로 제3자 지정
- 상대방의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에필로그
처음 만났을 때 의뢰인은 자신의 아들이 아닌 막냇동생의 아들이 첫째 누나의 양아들로 입적된 사실에 분개하였습니다.
누군가 첫째 누나의 아들로 입적되어야 한다면, 자신의 아들이 입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제가 보았을 때 의뢰인이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단순히 재산 문제 때문은 아니었고, 남자 형제인 자신은 물론 자신의 아들이 누나를 돌봐야 한다는 보수적인 사고방식과 더불어 자신이 첫째 누나와 가장 각별하다고 믿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소송이 진행되고 다툼이 격화되자 점점 회의감에 빠져든 의뢰인
의뢰인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났고, 큰 형 학비를 벌기 위해 중학교를 마치고는 생활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았고, 대학원까지 졸업한 큰형보다는 물론 다른 형제들보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의뢰인 스스로도 이러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첫째 누나의 후견인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서른 살 가령이나 어린 막냇동생의 아들(조카)과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마치 막냇동생의 아들(조카)과 마찬가지로 누나의 재산을 노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의뢰인 역시 상속재산에 욕심을 부린다면서 비난을 하자, 환갑을 넘은 의뢰인에게는 큰 회의감이 들었고, 결국 억울한 마음을 접고 뒤로 물러서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치매에 걸린 누나를 상대방(조카)이 돌보고 있고, 누나가 이에 대하여 특별한 불만이 없으니 결국 의뢰인이 이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의뢰인이 저에게 이러한 심경을 밝히면서 보여주었던 그 씁쓸하면서도 담담하였던 표정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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